LG 트윈스 잔류와 이적 사이에서 고민을 거듭한 유강남(롯데)과 채은성(한화). 마음을 정하지 못한 이들은 급기야 LG 트윈스의 영구결번 레전드인 박용택 해설위원을 찾아 조언을 구했다.
박용택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사실 유강남, 채은성과 FA 계약을 하기 전에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라고 밝혔다.
LG의 프랜차이즈 포수 유강남과 1루수 채은성은 이번 스토브리그서 나란히 FA 이적을 택했다. 유강남은 지난달 21일 4년 총액 80억원에 롯데로 둥지를 옮겼고, 채은성은 하루 뒤 6년 총액 90억원에 한화로 이적했다.
두 선수 모두 LG를 떠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유강남은 2011년 LG에 입단해 2015년부터 8시즌 동안 주전 안방마님을 담당했고, 채은성 또한 2009 육성선수로 입단해 LG를 대표하는 중심타자로 성장했다. 때문에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했고, 이들은결국 대선배 박용택 위원을 찾아 조언을 구했다.
박용택 위원은 “두 선수 모두 금액이 어느 정도 차이가 날 때 남아야 하고 이적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고민을 털어놨다. 그래서 ‘금액 차이가 많이 나는구나’라고 했더니 조금 난다고 했다”라고 전했다.
박용택 위원의 경우 3번의 FA에서 모두 원소속팀 LG와 계약하며 프로선수 최고 권위인 영구결번을 이뤄냈다. 그는 “난 현역 시절 20억원을 더 부른 타 팀이 있었지만 LG에 남았다. 두 선수에게도 지금부터 열심히 하면 야구장에 등번호를 달 수 있다고 말해줬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론 두 선수 인생이라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야구를 하면서 어떤 가치에 중점을 두고 있는지 잘 생각해보라고 했다. 돈의 가치가 크면 이적하는 거고, 지금 팀에서 야구하는 것에 가치를 두며 남는 것”이라고 구체적인 조언을 공개했다.
그러나 결국 유강남, 채은성의 선택은 잔류가 아닌 이적이었다. 박용택 위원은 “그런데도 둘 다 갔네요”라고 말하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