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가 야시엘 푸이그(32)와 재계약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차후에 법적인 문제가 해결될 경우 복귀할 가능성은 열어놨다.
키움은 2일 “외국인타자 푸이그와 재계약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구단은 올 시즌 푸이그가 보여준 활약이 인상적이었던 만큼 내년 시즌도 함께하길 바랬지만 푸이그의 현재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계속 기다리긴 어렵다고 판단, 내부 논의 끝에 내년 시즌 계약을 하지 않기로 결론지었다”라고 발표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132홈런을 기록한 푸이그는 기량은 부족함이 없었지만 다혈질적인 성격 때문에 여러가지 문제를 일으키면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외면을 받았다. 2019년 이후에는 빅리그에서 뛰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복귀를 목표로 한 푸이그는 KBO리그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기로 했다. 키움과 계약하며 한국에 왔고 자신의 가치를 재정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시즌 초반에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126경기 타율 2할7푼7리(473타수 131안타) 21홈런 73타점 OPS .841으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키움은 푸이그와 재계약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푸이그 역시 한국생활에 만족감을 표하며 메이저리그에 복귀하지 못할 경우 키움으로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푸이그가 미국에서 불법스포츠도박 및 위증죄 혐의를 받으면서 키움과의 재계약은 물거품이 됐다. 당초 키움은 상황을 파악하고 지켜보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지만 푸이그가 지난 1일 유죄를 인정했던 위증죄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를 주장하며 입장을 번복하면서 키움도 더 기다릴 수 없게 됐다. 푸이그가 법정공방을 택한 만큼 재판 기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고 당장 내년 시즌을 준비해야하는 키움도 대안을 마련해야하기 때문이다.
키움 고형욱 단장은 “우리도 계속해서 기다릴 수는 없는 상황이다. 푸이그와 재계약을 하고 싶었지만 이제는 시간이 없다. 눈여겨본 외국인타자들이 다른 팀으로 가기 전에 이야기를 해봐야한다”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서 새로운 외국인타자에 대해서는 “타격 능력이나 포지션 등을 고려해 판단을 하려고 한다. 최대한 좋은 타자를 데려오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키움은 아직 푸이그의 보류권을 풀지 않았다. 푸이그의 재판 결과에 따라 한국에 다시 돌아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고형욱 단장은 “만약 푸이그가 재판을 모두 마치고 혐의를 벗는다면 언젠가는 다시 함께할 수도 있다”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키움과 푸이그의 첫 번째 동행은 생각지도 못한 변수 때문에 끝나고 말았다. 과거의 잘못에 발목이 잡힌 푸이그가 사태를 수습하고 야구계에 돌아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