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김상수(KT)의 FA 보상선수로 삼성으로 이적하게 된 김태훈(외야수)과 통화가 닿았다. 수화기 너머 들리는 목소리에는 새로운 출발을 앞둔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했다.
유신고를 졸업한 뒤 2015년 KT에 입단한 김태훈은 1군 통산 75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3리(143타수 29안타) 2홈런 8타점 9득점을 기록했다. 퓨처스 통산 378경기에 나서 타율 3할3리 347안타 42홈런 211타점 179득점 26도루를 기록했다. 2020년 타율 3할6푼7리(229타수 84안타)로 남부리그 타격왕에 올랐다.
김태훈은 "처음에 통보를 받았을 때 되게 새롭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하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자고 일어나니 지역만 다를 뿐 야구하는 건 똑같으니까 가서 적응만 잘하면 될 것 같다"고 이적 소감을 전했다. 이어 "주변 사람들도 새로운 출발을 축하해줬다. 팀을 떠나게 된 건 아쉽지만 저를 필요로 하니까 지명한 거니까 좋은 기회가 될 거라고 이야기해주셨다"고 덧붙였다.
삼성은 "김태훈 선수는 변화구 대처 능력과 컨택 능력이 뛰어나 대타 요원으로 활용 가치가 높을뿐더러 팀의 외야 뎁스를 두텁게 해 줄 것"이라 김태훈의 보상선수 지명 이유를 밝혔다.
이에 김태훈은 "작년과 재작년에 자신감이 있었는데 올 시즌 퓨처스에서 주춤하면서 자신감이 떨어졌다. 퓨처스에 있을 때 코치님들과 형들이 항상 '아직 때가 오지 않았을 뿐'이라고 격려해주셨는데 삼성에서 좋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고 자신감을 얻게 됐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태훈은 손목 힘이 뛰어나 장타도 곧잘 생산하는 스타일. 타자 친화형 구장인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를 홈구장으로 사용하게 되면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저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많은 경기를 해보지 않았지만 타자 친화형 구장이라고 하니까 좋은 부분이 있지 않을까. 일단 가봐야 알 것 같다"고 했다.
김태훈에게 삼성은 낯선 팀이 아니다. 경산이 고향인 그는 어릴 적부터 아버지와 함께 대구야구장을 찾아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선수들을 응원했다.
"경산이 고향이다. 어릴 적부터 삼성을 좋아했었다. 지금도 경산에 친척들이 많이 사신다. 새로운 팀이지만 고향 팀이고 해서 전혀 낯설지 않다"는 게 김태훈의 말이다. 또 "팀내 뛰어난 선배님들이 많이 계신데 공격이든 수비든 좋은 부분을 많이 배우고 싶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오프 시즌 훈련 계획을 묻자 "12월은 웨이트 트레이닝 등 체력 훈련 위주로 할 계획인데 훈련을 많이 해도 지치지 않는 체력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종목은 다르지만 한일 월드컵 때 히딩크 감독님이 체력 훈련을 많이 시킨 이유도 이 때문 아닐까. 1월부터 기술 훈련을 시작할 계획인데 어디서 할지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삼성으로 이적하게 된 그에게 어떤 선수가 되고 싶냐고 물었다. "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는 삼성에서 무조건 잘하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그러기 위해 빨리 적응하는 게 우선"이라며 "FA 보상선수 성공 사례 이야기를 많이 하시는데 저도 당연히 보상선수 성공 사례라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인터뷰를 마쳤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