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KIA 타이거즈에서 잠시 뛰었던 외국인 투수 보 다카하시(25)가 일본야구 ‘생존’에 성공했다.
일본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즈는 1일 다카하시와 내년 재계약을 발표했다.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1년 계약으로 추정 연봉 3500만엔. 올해 2000만엔보다 1500만엔 오른 조건이다.
시즌을 마친 뒤 브라질에 귀국한 다카하시는 구단을 통해 “다음 시즌에도 라이온즈에서 뛸 수 있어 정말 기쁘다. 경기할 때는 언제나 100% 힘으로 전력을 다하겠다. 베루나돔에서 팬 여러분을 만나 팀 승리의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와타나베 히사노부 세이부 단장은 “다카하시가 내년에도 팀 전력이 돼 기쁘다. 귀중한 중간계투 투수다. 젊기 때문에 일본 야구에 익숙해지면 더욱 힘을 발휘할 것이다”며 내년 활약을 기대했다.
다카하시는 올 시즌 27경기 모두 구원등판, 승패 없이 홀드 2개를 거두며 평균자책점 2.56을 기록했다. 31⅔이닝 동안 삼진 26개를 잡으며 피안타율 1할8푼6리로 호투했다.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1할3푼7리에 불과했다.
불펜 필승조는 아니지만 150km대 강속구를 앞세워 추격조 역할을 톡톡히 했다. 2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불펜에서 경쟁력을 보여줬고, 만 25세의 젊은 나이로 발전 가능성도 인정받았다. 연봉도 비싸지 않아 세이부가 큰 부담 없이 재계약했다.
일본계 브라질 3세인 우완 투수 다카하시는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7시즌을 던졌지만 메이저리그 데뷔는 하지 못했다. 지난해 8월 대마초 소지 혐의로 애런 브룩스를 방출한 KIA가 대체 선수로 다카하시를 영입하며 연봉 6만 달러, 이적료 10만 달러만 썼다.
KIA 유니폼을 입고 7경기에 나선 다카하시는 1승3패 평균자책점 4.18을 기록했다. 최고 152km 강속구를 뿌리며 36⅔이닝 46탈삼진으로 구위를 뽐냈다. 첫 2경기에서 10이닝 무실점으로 기대감을 키웠으나 이후 5경기 3패 평균자책점 6.75로 난타를 당했다.
단조로운 구종으로 약점을 드러내며 KIA와 재계약에 실패한 다카하시는 2000만엔 헐값에 일본으로 건너가 작은 성공을 거뒀다. KBO리그 MVP 출신 멜 로하스 주니어, 다승왕 출신 라울 알칸타라도 실패한 일본 무대에서 생존에 성공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