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정신이죠".
LG 트윈스의 보상선수로 KIA 타이거즈로 이적한 김대유(31)는 무명시절이 길었다. 2010년 넥센 히어로즈에 입단했으나 1군 데뷔를 못했다. 결국 2014년 2차 드래프트(3순위)를 통해 SK로 이적해 겨우 데뷔를 했다. 9경기 출전이었다. 다시 공백이 있었고 2017년 6경기를 던졌다. SK 5년 동안 단 15경기 출전이었다. 140km에 미치지 못한 구속도 제구도 그저 그런 투수였다.
결국 2018시즌을 마치고 방출 통보를 받았다. 어렵게 KT로 이적해 2019년 21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2.33. 처음으로 실적을 냈다. 이강철 감독을 만나 반등의 실마리를 찾았다. 그런데 시즌을 마치고 또 다시 2차 드래프트를 거쳐 LG 트윈스로 이적했다. 두 번째 2차 드래프트 이적이었다.
LG에서 드디어 꽃을 피웠다. 2020시즌은 3경기, 2⅓이닝만 던졌다. 주저앉은 듯 했으나 기어코 일어섰다. 2021시즌 64경기에 출전해 50⅔이닝을 소화하며 24홀드를 챙겼다. 평균자책점 2.13을 기록했다. 2022시즌도 개막 초반 주춤했으나 59경기 13홀드 ERA 2.04 우등성적을 냈다.
좋아진 비결은 투구폼의 변신이었다. 정통파 투수였으나 팔을 내렸다. 스리쿼터를 거쳐 사이드암으로 정착을 했고, 발도 크로스로 바꾸었다. 구속도 140km가 나왔고, 제구력도 한층 안정되었다. 볼에 힘이 생겼고, 좌타자들은 타이밍을 맞추기 힘들었다. 좌완 필승조로 활약하며 2년 동안 37홀드를 따냈다.
11년에 걸친 무명생활을 완전히 청산한 것이다. KIA는 보호선수 20명을 제외한 보상선수 명단을 받자마자 만장일치로 김대유를 낙점했다. KIA에 가장 필요한 투수는 좌완 필승맨이었다. 단지 왼손타자만 아니라 오른손 타자까지 1이닝을 맡는 투수가 절실했다. 5번째 팀을 만나게 됐다.
김대유에게 무명시절을 극복한 비결을 묻자마자 "도전정신이죠"라는 답이 왔다. "그 전에는 내가 잘해야지 하는 것만 생각했다. 그런데 잘하는 선수들이 왜 잘하는지, 뭐를 하는지를 따지고 생각하면서 야구가 바뀌었다. (LG에 사이드암으로) 투구폼 수정도 하는 등 왼손에게 더 어려운 투수가 되겠다는 도전 정신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1시즌) 처음부터 결과가 잘 나왔다. 이후 방법과 습관 등 루틴을 지키려고 노력했다. 나는 투수들이 아닌 타자들에게 묻는다. 나를 상대한 타자들이 더 잘 안다. KIA에 왔으니 형우 선배, 성범 선배에게 묻고 싶다. 내가 어땠는지, 무엇이 좋았고 어려웠는지 묻겠다. 그래야 더 보완할 수 있다. 타자들이 말하는 것은 투수들과 완전히 다르다"며 또 다른 비결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내년 1월까지 겨울에 지금의 투구폼을 세밀하게 다듬겠다. 타자들이 힘들어하는 부분을 준비하겠다. 잘 만들어서 스프링캠프에서 코치님들과 잘 상의해서 시즌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신천지 KIA에서도 좌완 필승맨으로 실적을 내겠다는 각오였다. KIA 불펜이 든든해졌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