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더 좋은 조건 제시하는 팀이 있는지 들어보라고 했어요”
LG 트윈스의 FA 시장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팀내에서 5명의 FA가 나온 LG는 4명의 선수가 팀을 떠나는 것을 지켜봤다.
FA 포수 유강남은 롯데와 4년 80억원에 계약했고, 4번타자 채은성은 한화와 6년 최대 90억원에 FA 계약을 했다.
올해를 마지막으로 폐지되는 퓨처스리그 FA 제도에서 이형종과 한석현이 퓨처스 FA 자격을 얻었다. 한석현은 NC와 계약했고, 이형종은 키움과 4년 20억원 다년 계약에 성공하며 팀을 떠났다.
마지막 한 명은 베테랑 불펜 투수 김진성(37)이다.
김진성은 2021시즌이 끝나고 NC 다이노스에서 방출됐다. NC는 불펜진을 젊은 선수들로 세대 교체에 들어가며 김진성, 임창민 등 창단 멤버를 재계약 대상에서 제외했다.
방출 후 김진성은 9개 구단에 전화를 돌리며 입단 테스트를 자청했다. LG가 김진성에게 손을 내밀어 새로운 기회를 제공했다.
김진성은 LG 유니폼을 입고 ‘전천후 불펜’으로 활약했다. 지난해 7월 무릎 수술로 이탈한 송은범의 대체 자원으로 기대했는데, 기대이상의 성적을 보였다.
필승조와 추격조를 가리지 않고 팀에 헌신했다. 류지현 전 감독은 시즌을 치르며 김진성의 공헌도를 칭찬하며, 언제든지 등판하는 역할에 고마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LG에서 뛰며 개인 통산 500경기 출장 기록도 세웠다.
김진성은 67경기에서 6승 3패 12홀드 평균자책점 3.10을 기록했다. 67경기는 팀내 불펜 투수 중 최다 출장이다. 58이닝을 던졌는데, 고우석(60⅔이닝)과 이정용(59⅓이닝)에 이어 홀드왕 정우영(58이닝)과 팀내 세 번째로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지난해 NC에서 41경기(37⅔이닝) 2승 4패 1세이브 9홀드 평균자책점 7.17으로 부진했는데, LG에 와서 필승조로 활약했다.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었고, FA 권리를 행사해 FA를 신청했다. LG는 4명의 선수가 떠났고, 이제 김진성과 계약 여부가 남았다.
차명석 단장은 FA 시장 초반에 김진성에 대해 “김진성에게 FA를 신청하라고 권유도 했다. LG가 계약을 제안하고 붙잡을 것이다. 그런데 FA 신청을 하라고 한 것은 혹시 다른 구단에서 더 좋은 대우로 영입할 수도 있지 않은가. 선수에게 좋은 기회인 FA 권리를 누렸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김진성은 지난해 부진을 딛고 올해 필승조로 좋은 모습을 되찾았다. 올 시즌 연봉 1억원을 받은 김진성은 FA 등급제에서 35세 이상으로 C등급이다. 타 구단이 김진성을 영입하면, LG에 보상선수 없이 연봉 150%인 1억5000만원만 지급하면 된다.
FA 시장이 열리고 나서, LG는 팀의 주축 타자들인 유강남과 채은성 협상이 우선 순위였다. 이들을 놓치자, FA 박동원을 영입해 포수 공백을 메웠다. 김진성과 협상 및 계약은 뒤로 미뤄둔 것이다.
차 단장은 “우리는 김진성이 필요하다. FA 계약으로 붙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타 구단이 김진성에게 관심을 갖지 않았다면 LG에 잔류하는데 문제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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