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판에 물의를 일으킨 지 불과 5개월 만에 다시 큰 사고를 저지른 한화 내야수 하주석(28). 그의 두 번째 사과를 과연 믿어도 될까.
하주석은 지난 6월 16일 대전 롯데전에서 과격 행동으로 리그에 물의를 일으켰다. 심판의 스트라이크 판정에 불만을 품고 방망이를 내동댕이치며 퇴장 조치 당했고, 곧바로 욕설 항의와 함께 더그아웃에서 헬멧을 집어던지며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하필이면 헬멧이 더그아웃 벽에 튕겨 웨스 클레멘츠 한화 수석코치 뒤통수를 정통으로 맞히는 불상사까지 발생했다.
하주석은 당시 KBO 상벌위원회로부터 출장정지 10경기, 제재금 300만원, 유소년야구 봉사활동 40시간 중징계를 받았다. 사건 발생 이튿날 곧바로 1군 말소와 함께 서산으로 향해 자숙의 시간을 가졌고, 구단을 통해 “주장으로서 경솔한 행동으로 팬들과 동료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려 죄송하다. 심판에게도 사과드린다”라며 “2군에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더 성숙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징계 복귀전이었던 7월 5일 대전 NC전에서도 하주석은 “잘못된 행동이었다. 반성을 많이 했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일어난 일이고, 변명하지 않겠다. 팬분들께 항상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하겠다”라며 “서산에서 후배들과 많은 시간을 보냈다. 후배들의 모습을 보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다시 한 번 성숙한 모습을 다짐했다
그러나 하주석의 약속은 허울뿐이 돼버렸다. 불과 5개월 만에 더 큰 잘못으로 개인과 팀, 그리고 프로야구의 명예를 실추시킨 것. 훈련 전날 새벽까지 술을 마신 것도 모자라 그 상태로 운전대를 잡고 차를 몰며 큰 충격을 안겼다. 지난달 19일 오전 5시 50분경 대전 동구 모처에서 음주 단속에 적발되며 혈중 알코올 농도 0.078%로 면허 정지 처분을 받은 하주석이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사건 발생 약 열흘 뒤 지난달 30일, 5월 30일 개정된 KBO 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에 음주운전이 경찰에 의해 적발돼 면허정지 행정처분을 받은 한화 하주석에 대해 7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확정했다.
중징계를 받은 하주석은 곧바로 개인 SNS에 장문의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는 “최근 있었던 음주운전 사건으로 심려를 끼쳐드려서 야구계 모든 관계자분들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내 자신을 통제하지 못한 내 불찰이며 바보 같은 행동이었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5개월 전 불미스러운 일에 사과를 하고도 왜 다시 실수를 범한 것일까. 하주석은 “지난 여름 한 차례 불미스러운 사고가 있었음에도 다시 팬분들께 실망을 안겨드리게 된 부분에 대해 여러분의 따끔한 질책과 충고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부족한 내게 늘 진심으로 대해주셨던 팬들에게 너무 죄송해서 얼굴을 들 수가 없다”라고 거듭 사과했다.
하주석은 그러면서 “앞으로 내 스스로를 더 통제하고 살아가는 법을 깨우치는 시간도 갖겠다. 반성하고 또 반성하면서 그렇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라고 또 한 번 다짐했다.
이번 중징계로 내년 전반기를 사실상 뛸 수 없게 된 하주석. 6월 욕설 및 과격행동 논란에 이어 11월 금지사항인 음주운전까지 한 만큼 징계 기간 동안 진정한 반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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