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 가서 도둑도 잡고, 좋은 일들만…감사했다" 오선진 작별 인사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2.11.30 06: 30

“삼성에 가서 좋은 일들만 많았다. 도둑도 잡고…”
FA 내야수 오선진(33)이 삼성을 떠나 한화로 돌아갔다. 지난 29일 한화와 1+1년 최대 4억원의 조건에 사인했다. 계약금 1억5000만원, 연봉 1억원, 인센티브 2500만원으로 내년 시즌 일정 조건 충족시 1년 계약이 자동 연장되는 조건이다. 
원소속팀 삼성과도 협상했지만 오선진의 마음은 한화에 기울어 있었다. 한화 오퍼가 올 때까지 기다린 뒤 결심을 굳혔다. 오선진은 “심사숙고 끝에 한화와 계약을 결정했다. (내달 18일) 결혼을 하는데 예비 신부가 청주 사람이다. 대전에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대전에 아직도 집이 있다. 이걸 정리해야 하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한화에서 연락을 주셨다”고 FA 계약 배경을 밝혔다. 

삼성 오선진이 5회말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진루하고 있다. 2022.09.18 / foto0307@osen.co.kr

이로써 오선진은 지난해 6월25일 이성곤과 1대1 트레이드로 삼성에 온 뒤 1년 반 만에 한화로 돌아갔다. 삼성에서 보낸 시간은 길지 않지만 오선진의 야구 인생에 잊을 수 없는 시간이었다. FA 계약을 마쳤지만 “마음이 조금 복잡하다”는 그는 삼성에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트레이드 당시만 해도 한화에선 1군 경기를 못 뛰었다. 캠프 때 종아리를 다쳐 중도 이탈하기도 했고, 세대 교체 흐름 속에 설자리가 좁아졌다. 하지만 삼성에 와서 보란듯 반등에 성공하며 FA 계약으로 한화에 금의환향했다. 
오선진은 “삼성에 가서 좋은 일들만 많이 일어났다. 기회를 받아 경기를 많이 뛰고, 플레이오프를 처음으로 경험해봤다. 도둑도 한 번 잡아보고…”라며 웃었다. 오선진은 지난 5월 대구에서 도난당한 지인의 가방을 중고거래 어플로 발견한 뒤 실제 만난 절도범을 200m 추격전 끝에 잡아 경찰에 인계했다. 상습 절도범으로 확인됐고, 오선진은 대구동부경찰서장 표창장도 받았다. 
7회초 무사에서 삼성 오선진이 우전안타를 날리고 있다. 2022.05.29 /jpnews@osen.co.kr
‘선진 시민’이자 소금 같은 선수로 삼성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올 시즌 1군 100경기를 뛰며 타율 2할7푼6리(268타수 74안타) 3홈런 24타점을 기록했다. 3루수, 유격수, 2루수 등 1루 제외 내야 전 포지션을 넘나들며 알토란 같은 활약을 했다. 7회 이후 3점차 이내 접전 상황에서 타율 3할5푼1리로 경기 후반 승부처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오선진은 “삼성에서 도와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하다. 짧은 시간에도 삼성 팬들께 많은 사랑을 받았다. 팬 분들의 열정이 대단했다. 야구장 나가서 경기하는 게 즐거웠다. 삼성에서 제 응원가, 팬들의 함성 소리를 잊지 못할 것이다. 정말 감사드린다. 이제 라이온즈 오선진은 아니지만 야구 선수 오선진을 계속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작별 인사를 건넸다. 
삼성에서 보고 배운 것을 이제는 한화에 옮기려 한다. 어느새 한화 야수 중 최재훈, 노수광, 채은성과 최고참이 된 오선진은 “삼성에 가보니 왜 이 팀이 그동안 성적을 잘 냈는지 알겠더라. 선수단 분위기나 선수들이 생각하는 마음가짐이 뭔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며 “(이)태양이도 SSG에서 그런 부분을 느꼈을 것이다. 둘이서 한화를 떠난 뒤 그런 얘기를 많이 했다. 다시 팀에 왔으니 후배들에게 내가 보고 느낀 것을 이야기하며 도와주고 싶다. 고참이 된 만큼 책임감을 갖고 좋은 방향으로 같이 갈 수 있게 해보겠다”고 말했다.
삼성 오선진이 피렐라의 좌익수 뒤 2루타에 두산 안재석의 실책을 틈타 득점에 성공하며 동료선수들과 기뻐하고 있다. 2022.04.06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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