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 타이거즈 후지나미 신타로(28)가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후지나미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시속 160km에 가까운 강속구를 뿌리며 기대를 모은 유망주다. 프로에 오기 전 투수로서의 평가는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드래프트 동기 오타니 쇼헤이(에인절스)보다도 좋았다.
하지만 프로무대에서는 평가가 뒤집혔다. 오타니는 투타겸업을 성공적으로 해내며 일본을 넘어 메이저리그 최고의 스타가 됐지만 후지나미는 통산 189경기(994⅓이닝) 57승 54패 11홀드 평균자책점 3.41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뒀다. 팀 훈련에 지각을 하는 등 야구 외적인 문제도 일으키며 정체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는 16경기(66⅔이닝) 3승 5패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하며 어느정도 반등에 성공했다.
후지나미는 시즌 종료 후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구단에 전달했고 허락을 받았다. 하지만 아직까지 포스팅을 신청하지 않았고 계약 관련 소식도 들리지 않는 상황이다.
일본매체 아에라(아사히신문 산하 잡지)는 “일본인답지 않은 신체 조건과 잠재력은 기대치가 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평가는 엇갈리는 것 같다. 고시엔을 들끓게 했던 스타가 야구 인생 제2장을 열기를 누구나 바라고 있지만…”이라며 후지나미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한 메이저리그 아시아 담당 스카우트는 “예전에는 투구가 거칠어질 때가 종종 있었다. 최근에는 제구력도 좋아졌고 구위도 예전 모습을 되찾았다. 과거에는 오타니보다 기대치가 높았다. 최근 부활의 기미도 보이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구단에 따라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미국매체 CBS스포츠는 마에다 겐타(미네소타),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등 성공한 일본인 투수와 야마구치 슌(요미우리), 아리하라 코헤이(텍사스) 등 실패한 일본인 투수들을 비교하며 후지나미의 성공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전망했다.
아에라는 “이번 겨울 후지나미와 함께 메이저리그 진출을 목표로 했던 야마자키 야스아키(요코하마)가 일본 잔류를 결정한 것은 후지나미가 앞으로 어떤 결정을 내릴지 힌트가 될 것 같다. 후지나미도 잔류를 선택할 수 있다”라고 야마자키와 후지나미를 비교했다.
한 요코하마 담당 기자는 “야마자키는 오랫동안 메이저리그 진출을 꿈꿨기 때문에 단념한 것은 놀랍다. 일본인 불펜투수는 좋은 결과를 내는 경우가 많아 어느정도 만족스러운 계약을 제안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평가가 상상 이상으로 박해 좋은 계약을 제안받지 못할 것 같아 잔류를 결정했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야마자키는 일본프로야구 최연소 200세이브를 달성한 특급 마무리투수로 이번 겨울 메이저리그 진출 의사를 밝혔다가 최근 요코하마에 잔류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한 메이저리그 아시아 담당 스카우트는 “후지나미가 어느정도까지 조건을 양보할 수 있느냐가 중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에라는 “후지나미는 현재 동급생 오타니와 큰 차이가 난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 간다면 다시 한 번 동일선상에서 역전을 바라볼 수도 있다. 과거의 빛을 다시 보고 싶은 마음이다. 메이저리그의 평가가 좋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후지나미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보고싶다”라며 후지나미의 활약을 기대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