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로 돌아온 내야수 오선진(33)이 결혼을 앞두고 FA 계약까지 했다. 예비 신부의 존재가 한화 복귀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오선진은 29일 친정팀 한화와 1+1년 최대 4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 1억5000만원, 연봉 1억원, 인센티브 2500만원으로 내년 시즌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1년 계약이 자동 연장되는 조건이다.
원소속팀 삼성과 협상이 나쁘지 않았지만 오선진은 혹시 모를 한화의 오퍼를 기다렸다. 주전 유격수 하주석이 지난 20일 음주운전에 적발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하주석은 내년 개막부터 70경기 출장정지를 받게 된다. 유격수가 급해진 한화가 오선진에게 접촉했다.
내심 기다렸던 한화로부터 오퍼를 받았고, 오선진의 마음이 급격하게 대전으로 향했다. 지난해 6월 삼성으로 트레이드되기 전까지 한화에 14년 몸담은 팀이라 누구보다 정이 많이 들었다. 오선진은 “한화에 오래 뛰었고, 애착이 많았다. 정들었던 팀에 돌아와 기쁘다. 다시 불러준 구단에 감사하다”며 기뻐했다.
오선진은 성남고를 졸업하고 지난 2008년 2차 4라운드 전체 26순위로 한화에 지명됐다. 19살 신인 때부터 대전에서 지내 그에겐 제2의 고향 같은 곳이다. 삼성으로 트레이드된 뒤에도 집은 계속 대전에 있었다. 대구에서 집을 구해 지냈지만 생활 터전은 여전히 대전에 있다.
내달 18일 대전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오선진은 “대전이 내겐 제2의 고향이라고 생각한다. 집도 아직 대전에 있다. 집을 정리해야 하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한화에서 연락을 주셨다. 심사숙고 끝에 계약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예비 신부의 존재도 한화 복귀를 결심하는 데 있어 크게 작용했다. 오선진은 “곧 있으면 결혼을 하는데 예비 신부가 청주 사람이다. 대전에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청주와 대전은 거리상 약 40km로 멀지 않다. 청주는 한화가 제2홈구장으로 쓰는 곳이기도 하다.
FA 시장이 열린 뒤 2주 만에 계약을 완료한 오선진은 “굵직굵직한 FA 선수들의 계약이 빠르게 진행됐다. 마음이 조금 급해지긴 했는데 처음 에이전트를 맡으신 홍승빈 대표가 고생을 많이 했다. 감사하다”면서 “예비 신부도 ‘오빠가 선택하는 대로 하겠다. 오빠가 하는 것이고, 오빠를 믿는다’는 말을 해줘 큰 힘이 됐다. 정말 고맙다”며 애틋한 진심을 전하기도 했다.
트레이드로 떠났다 FA로 돌아온 만큼 감회가 새롭고, 책임감도 훨씬 더 커졌다. 오선진은 “다시 한화로 돌아와서 너무 기분 좋다. 그 전에 한화에서 못 보여준 것을 다시 보여주라는 의미로 생각하겠다. 이전보다 더 좋은 모습, 잘하는 모습을 그라운드에서 팬들께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