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통산 3088안타 507홈런을 기록 중인 ‘살아있는 레전드’ 미겔 카브레라(39·디트로이트 타이거스)가 내년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예고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29일(이하 한국시간) 카브레라의 은퇴 예고 소식을 전했다. 지난 2014년 3월 디트로이트와 맺은 8년 2억4800만 달러가 2016년부터 내년까지 이어지는데 계약 만료와 함께 유니폼을 벗기로 결정했다.
카브레라는 “내년이 나의 마지막 해가 될 것 같다. ‘절대’라는 말을 하지는 않겠지만 이제 야구와 작별할 때가 됐다”며 “부상 없이 풀시즌을 뛰며 팀이 더 많은 경기를 이기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 이두근, 무릎 부상 여파로 급격한 하락세를 보인 카브레라는 내년에 주전 자리도 내려놓을 전망이다. 스캇 해리스 디트룅로이트 단장이 이달 초 단장 회의에서 “카브레라가 내년에는 주전을 맡지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카브레라는 “난 항상 팀과 감독이 원하는 것을 한다. 주전인지 아닌지를 걱정하지는 않는다. 그들이 뛸 기회를 주면 뛰면 되고, 그렇지 않으면 팀을 응원하면 된다. 좋은 팀 동료가 돼야 한다”고 열린 마음을 표했다.
내년 3월 제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베네수엘라 대표팀으로 출전 의지도 드러낸 카브레라는 은퇴 후 진로에 대해 “잘 모르겠다. 디트로이트에 남아 어린 선수들을 도울 방법이 있을지 보겠다. 결정할 시간이 남아있지만 야구에 계속 머무르는 것이 목표다. 야구를 사랑하는 만큼 돕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2003년 플로리다 말린스에서 메이저리그 데뷔한 카브레라는 2008년부터 디트로이트로 트레이드돼 지금까지 뛰고 있다. 20년 통산 2699경기를 뛰며 타율 3할8리 3088안타 507홈런 1847타점 OPS .908을 기록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로 군림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알버트 푸홀스가 은퇴하면서 현역 최다 홈런, 안타 보유자가 된 카브레라는 은퇴 후 명예의 전당 입성도 확실시된다.
2012~2013년 2년 연속 아메리칸리그 MVP를 비롯해 올스타 12회, 실버슬러거 7회에 선정된 카브레라는 2011~2013년 3년 연속 포함 타율 1위 4번, 홈런 및 타점 1위도 2번씩 했다. 2003년 플로리다에서 데뷔하자마자 월드시리즈 우승도 경험했지만 디트로이트에 와선 2012년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다. 올해는 112경기 타율 2할5푼4리 5홈런 43타점 OPS .622로 커리어 로우 성적을 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