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연속 KS→창단 첫 9위…85억 FA의 이례적 마캠 참가, 무엇을 시사하나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11.29 05: 25

“내년 시즌에 대한 각오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유망주 및 1.5~2군급 선수들이 참여해 한 시즌을 되돌아보고 내년 스프링캠프의 초석을 다지는 마무리캠프. 그런데 지난 19일 마무리된 두산 마무리캠프에는 붙박이 주전 3루수 허경민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시즌이 끝나고 휴식 및 회복 훈련을 진행한 그는 캠프가 약 2주 남았을 시점부터 이천 베어스파크에 합류해 어린 선수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렸다.
이는 올 시즌 창단 첫 9위 수모를 딛고 다시 일어서겠다는 허경민의 의지였다. 최근 잠실에서 만난 그는 “내년 시즌에 대한 각오다. 올해 부진을 딛고 내년에 잘하고 싶어서 참여하게 됐다”라며 “함께 하니까 어린 시절 마무리캠프를 했을 때 기분이 들었다. 또 젊은 선수들과 몸을 섞으며 내가 많이 바뀌었다는 것도 느꼈다.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라고 되돌아봤다.

두산 허경민 / OSEN DB

허경민은 그러면서 “어린 선수들이 좋아진 게 눈에 보였다. 두산 미래가 밝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동시에 나도 긴장을 늦추면 안 된다는 걸 느꼈다. 물론 경쟁이라는 단어를 좋아하진 않지만 두산이 강해질 수 있게끔 나를 포함해 모든 선수들이 힘을 합쳤으면 좋겠다”라는 의견을 덧붙였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이승엽 감독과도 좋은 분위기 속에 성공적으로 캠프를 마쳤다. 허경민은 “감독님이 너무 좋다. 농담도 잘해주신다. 현장에서 함께 해보니 우리와 같이 훈련하는 느낌을 받았다”라며 “물론 그래도 아직은 대스타로 보인다”라고 웃었다.
허경민은 2020시즌을 마치고 두산과 4+3년 최대 85억원에 FA 계약하며 종신 베어스맨을 선언했다. 그러나 FA 첫해를 맞아 136경기 기록이 타율 2할7푼8리 5홈런 59타점에 그쳤고, 2년차인 올해도 121경기 타율 2할8푼9리 8홈런 60타점의 썩 만족스러운 성적을 내지 못했다. 다른 선수도 아닌 허경민이기에 FA 계약 후 2년간의 기록이 유독 아쉽게 느껴졌다.
허경민은 “원래 항상 이맘때까지 야구를 했는데 올해는 그러지 못해 아쉽다. 시즌 종료 후 집에서 쉬면서 관중들의 함성이 그리웠다”라고 8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좌절의 아쉬움을 드러냈다.
과거 절친 정수빈, 박건우와 함께 아기곰으로 불렸던 허경민은 내년이면 어느덧 33살이 된다. 이제 팀원들을 이끌어야하는 나이가 됐고, 대형 FA 계약을 통해 그라운드 안팎에서의 책임감도 한층 커졌다. 그가 솔선수범하며 이번 마무리캠프에 참가한 이유다.
때문에 FA 3년차인 내년 시즌 각오는 남다르다. 허경민은 “결국 우리가 야구를 잘해야 팬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고, 경기장도 많이 찾아오신다”라고 강조하며 “내년에는 꼭 달라질 테니 두산 팬들이 야구장에 많이 찾아와주셨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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