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시절 최고 투수 유망주였던 윤형배가 윤호솔(28)이라는 새 이름을 알린 팀은 한화다. 한화에서 보낸 5년의 시간을 추억으로 남긴 채 이제는 LG의 우승을 위해 던진다.
윤호솔은 지난 28일 채은성의 FA 보상선수로 LG 지명을 받아 팀을 옮겼다. LG는 윤호솔에 대해 ‘힘 있고 좋은 스피드의 직구를 주무기로 슬라이더, 포크볼을 활용할 수 있는 우완 투수다. 최근 2시즌 동안 1군에서 풀타임으로 뛴 경험을 바탕으로 즉시 전력 활약이 기대되는 선수’라고 기대했다.
이날 오후 소식을 접한 윤호솔은 “(2018년 3월) 트레이드와는 느낌이 다르다. (채)은성이형이 왔으니 누군가 보상선수로 가야 하는데 내가 갈 줄 몰랐다. 예상을 못해서 그런지 얼떨떨하고, 당황스럽기도 하다”면서 “가지 말라고 하는 친구들도 있고, 형들은 ‘가서 잘하면 된다’고 격려해줬다”고 말했다.
윤호솔은 윤형배라는 이름으로 먼저 알려졌다. 천안 북일고 시절 초고교급 투수로 명성을 떨치며 청소년대표팀 시절 일본 오타니 쇼헤이와 비교된 윤호솔은 2013년 신생팀 NC의 우선 지명을 받고 입단했다. 계약금 6억원으로 엄청난 기대를 받았지만 두 번의 팔꿈치 인대접합수술과 재활로 시련을 겪었다.
2014년 2경기 3⅓이닝이 NC에서 거둔 1군 성적의 전부. 2017년 3월 윤호솔로 이름을 바꿔 새출발했지만 NC에선 끝내 기량을 꽃피우지 못했다. 2018년 3월 포수 정범모와 트레이드를 통해 고향팀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한화에서도 2018년 내내 재활을 이어간 윤호솔은 2019~2020년 조심스럽게 실전 투입 과정을 거쳤고, 부상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진 2021년부터 풀타임 가동됐다.
1군 풀타임 첫 해부터 주축 불펜으로 거듭났다. 55경기(48⅔이닝) 3승8홀드 평균자책점 4.62로 눈에 띄는 성적을 냈다. 데뷔 첫 승, 첫 홀드의 감격을 누린 그는 “고교 시절 이후 처음으로 153km를 던졌다”며 감격했다. 고교 시절 강속구를 찾은 윤호솔은 올해도 최고 151km, 평균 146km 직구를 뿌리며 52경기(42⅓이닝) 3승5패7홀드 평균자책점 4.04를 기록했다.
2년 연속 한화 주축 불펜으로 활약한 윤호솔은 “한화에 와서 다시 제대로 야구할 수 있었다. 윤호솔이라는 선수를 다시 팬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위기 상황에 올라가서 잘 막을 때도 있었고, 나 때문에 진 경기도 있었다”며 “은퇴하신 (김)태균 선배님부터 (정)우람 선배님, (장)민재형, (최)재훈이형이 많이 챙겨줬다. 서로 응원하며 노력한 동료 선수들에게 고맙다. 함께한 모든 순간들이 좋았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님과 호세 로사도 코치님이 오셔서 1군에 풀로 기용해주셨다. 불펜코치였던 이동걸 코치님도 기본기부터 많은 조언을 해주셨다. 나를 1군 투수 같이 만들어주신 분들이다”며 고마워한 뒤 “짧다면 짧은 2년 동안 1군 풀타임으로 뛰면서 많은 경험을 했다. 팬 분들 기대에 부응할 때도 있었지만 그렇지 못해 아쉽고 죄송하다”는 속마음을 전했다.
한화에서의 시간들은 이제 추억이다. 우승에 도전하는 LG의 일원으로 다시 준비한다. 윤호솔은 “LG는 우승을 넘보며 도전하는 팀이다. 우승할 때 나도 주역이 될 수 있는 그런 선수가 되고 싶다”며 “우승도 우승이지만 선후배님, 동료 선수들과 잘 지내는 게 우선이다. 팬 분들께도 열심히 잘하겠다. 모든 면에서 LG의 기대에 부응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국내에서 가장 큰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게 된 것도 윤호솔에겐 호재. 그는 “올해는 홈런(2개)을 많이 맞지 않았지만 난 플라이볼 투수다. 큰 구장에서 하는 경기가 많을수록 좋을 것 같다. 외야에 박해민 선배님도 있으니 플러스 되는 요소가 많다”며 “잘하는 선수로 LG 팬 분들의 기억에 남을 수 있게 노력하겠다.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