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를 오래 한 사람들의 공통점이 하나 있다. 아침밥을 빼먹지 않는다.”
한화는 지난 22일 내부 FA 투수 장시환(35)과 3년 최대 9억3000만원에 계약했다. 일찌감치 원소속팀 한화와 재계약에 합의한 장시환은 계약금 1억5000만원, 연봉 6억3000만원, 옵션 1억5000만원의 조건으로 3년 기간을 보장받았다.
1987년생 장시환은 내년이면 만 36세가 된다. 베테랑 투수와 다년 계약은 위험 부담이 있지만 한화는 장시환에게 계약 기간에 대한 옵션 없이 3년을 보장했다.
투수 출신 손혁 한화 단장은 “예전 김용수 선배나 송진우 선배처럼 40살까지 야구를 오랫동안 한 사람들의 공통점이 하나 있다. 아침밥을 빼먹지 않고 먹는 것이다. 나도 원정에 가면 숙소에서 아침밥 먹는 스타일인데 올해 장시환이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먹더라”고 말했다.
장시환은 시즌 중 아침 식사 후 가벼운 운동과 사우나로 이어지는 자신만의 루틴을 꾸준히 지켜왔다. 선발투수로 보직을 바꾼 지난 2019년 롯데 시절부터 이런 루틴을 만들어 4년째 유지하고 있다. 모범적인 루틴으로 젊은 투수들이 많은 한화의 귀감이 됐다.
장시환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니 그날 몸 컨디션을 체크한다. 같은 8시간을 자도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것보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게 개인적으로 컨디션 조절에 훨씬 더 좋았다”며 “아침밥을 먹고 하루를 시작하면 시간적인 여유도 있고, 경기 준비에도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물론 아침밥 잘 먹어서 3년 계약을 보장한 건 아니다. 손혁 단장은 “장시환을 2012년 처음 봤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폼과 속도가 거의 똑같다. 앞으로 3년 정도 지금 속도를 충분히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봤다. 올 시즌에도 장시환은 최고 151km, 평균 146km 강속구를 뿌렸다.
손 단장은 “우리 마운드는 아직 변수가 많다. 여러 가지로 봤을 때 장시환이 필요했다. 몇 개의 홀드, 세이브를 바라는 게 아니다. 어느 상황이든 나가서 그 이닝을 정리만 해주는 역할을 해도 충분하다. 본인이 먼저 어떤 보직도 상관없다며 팀을 먼저 생각해줬다. 그 부분에 대해 감사하다”며 고마워했다.
장시환도 “내가 그렇게 잘했던 선수는 아닌데 단장님이 프로에서 보낸 16년을 인정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너를 오랫동안 봐왔고, 그런 성실함과 꾸준함으로 어린 선수들을 잘 리드해달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개인 성적도 중요하겠지만 팀의 반등을 첫 번째로 생각하고 준비 잘하겠다”고 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