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팔리는 키움의 FA 투수들, 키움의 꿈꿈이는?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22.11.27 17: 00

-한현희와 정찬헌을 잡고 보상선수와 금전보상을 해줄 구단은
-발빠르게 전력보강한 키움, '유망주도 좋고, 돈도 좋고' 느긋하게 시장을 보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와의 거래는 조심해야 한다. 뭔가 손해보는 느낌이다.

키움 히어로즈와 트레이드 혹은 FA 선수 계약에 있어서 타구단들은 조심스럽다는 반응이 주류다. 특히 유망주를 내줘야 하는 FA 계약에 있어서 더 그렇다. 신기하게도 키움으로 이적하면 포텐이 터지는 유망주들이 그동안 많이 배출됐기 때문이다. 키움이 유망주들의 성장을 잘 이끈 덕분이지만 선수를 내주는 타구단들은 찜찜하기 그지없다.
이런 이유로 올해 스토브리그서 FA 자격을 얻은 키움의 베테랑 두 투수 한현희(29)와 정찬헌(32)에 대해서 타구단들이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두 투수의 구위가 좋을 때보다 떨어지는 점도 있지만 잡았다가 유망주 내지는 보상금을 내줘야 하는 부담을 지고 싶지 않다는 뜻이다. 특히 한현희는 아직 젊은 나이로 그동안 커리어도 나쁘지 않지만 올 시즌 저조한 성적이 발목을 잡고 있다.
한현희는 A등급으로 타구단이 데려가려면 보호선수 20인 외 1인과 직전 시즌 연봉의 200%, 혹은 보상선수 없이 직전 시즌 연봉의 300%를 보상해야 한다. 타구단들로선 이 정도를 감수하면서 올 시즌 부진했던 한현희를 영입해야 하는지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정찬헌도 B등급으로 직전 연도 연봉의 100%와 25인 보호선수외 1명을 보상하거나 직전 연도 연봉으로 200%로 금전 보상을 해야 한다.
더욱이 키움으로 선수가 이적하면 깜짝 스타로 탄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거래에 나서기가 주저된다. 올 시즌 중반 KIA가 포수 박동원을 데려오면 보낸 내야수 김태진이 키움에서 주전으로 도약하는 등 키움으로 옮겨서 성장한 선수들이 꽤 많다. LG에서 만년 유망주였다가 거포로 재탄생한 박병호(현 kt)도 비슷한 케이스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키움 구단은 두 선수의 거취에 대해 느긋하게 지켜보고 있는 형국이다. 타구단이 FA 계약으로 데려가도 좋고 안가면 천천히 연봉 재계약 협상을 가지면 되기 때문이다. 타구단으로 이적하게 되면 그 구단의 알짜 유망주와 현금 보상을 받을 수 있다. 한현희의 연봉은 2억5000만 원이고 정찬헌 연봉은 2억8000만 원이다.
키움 구단으로선 내심 타구단이 두 선수를 데려가기를 바라는 분위기이다. 둘을 대체할 젊은 유망주 투수들이 많고 그들에게 1군 출전 기회를 주며 성장시킬 바탕을 마련할 태세이다. 따라서 두 선수에 대해 선수나 금전 보상이 없는 사인 앤 트레이드도 아직까지는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진>원종현(왼쪽)과 이형종
올해 한국시리즈서 아깝게 준우승에 머문 한을 풀기 위해 베테랑 불펜 투수 원종현(4년 25억 원)과 우타강타자 이형종(4년 20억 원)을 FA로 영입한 키움이지만 선수 손실은 없다. 두 선수 모두 선수 보상이 없고 직전 연도 연봉의 150%만 주는 C등급으로 큰 출혈은 없는 상황이다. 두선수에게 총45억 원을 투자했지만 그 정도는 감당할 수준으로 여겨진다. 한마디로 키움으로선 손해볼게 없는 FA 시장인 셈이다.
아직까지 한현희와 정찬헌에게 관심을 표하며 계약할 뜻을 비치는 구단이 없는 가운데 키움이 어떤 선택을 할지 두고볼 일이다. 둘을 데려왔다가 보상선수가 키움에서 펄펄 날게 된다면 타구단으로선 배가 아플 일이니 두 선수의 거취가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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