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이적이 이뤄진 KBO리그 FA 시장. 이게 끝이 아니다. 이제는 보상선수를 두고 각 팀들의 치열한 머리 싸움이 시작됐다. 지난해 LG 포수 김재성을 깜짝 지명한 삼성처럼 허를 찌르는 보상선수가 나올지 주목된다.
지난 26일까지 KBO리그 1군 FA 선수 21명 중 12명이 계약을 완료했다. 그 중 9명이 팀을 옮겼고, 보상선수가 붙지 않는 C등급 2명(원종현·이태양)을 제외한 나머지 7명의 선수들에 대한 FA 보상 지명 절차가 진행된다.
KBO는 지난 23일 유강남(LG→롯데), 박동원(KIA→LG), 24일 채은성(LG→한화), 양의지(NC→두산), 25일 노진혁(NC→롯데), 26일 박세혁(두산→NC), 김상수(삼성→KT) 순으로 FA 계약을 공시했다.
계약 공시일 기준 3일 내로 FA 선수를 영입한 팀은 보호선수 명단(A등급 20명, B등급 25명)을 전 소속팀에 제출해야 한다. 명단을 받은 팀이 3일 내로 보상선수를 지명하면 된다.
2명을 받고 1명을 내줘야 하는 LG와 NC가 치열한 머리 싸움의 중심에 있다.
LG는 유강남과 채은성의 보상선수를 각각 롯데와 한화로부터 1명씩 택해야 한다. 전체적인 선수 구성이 탄탄한 LG는 우승에 도전하는 팀이라 즉시 전력에 무게를 둘 수 있다. 롯데나 한화 모두 유망주 육성과 보호를 중시하는 팀이기도 하다.
LG는 박동원의 보상선수를 KIA에 넘겨줘야 한다. 선수층이 두터운 LG라 KIA가 누구를 낙점할지 주목된다. KIA의 선택에 따라 유강남과 채은성의 보상선수 선택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NC도 양의지와 노진혁의 보상선수를 두산과 롯데로부터 1명씩 받는다. FA 박세혁 영입으로 양의지가 빠진 포수 자리는 급한 불을 껐지만 노진혁이 빠진 내야 보강이 필요하다. 원종현(키움)의 이적으로 불펜도 채워야 한다.
다만 B등급 양의지의 보상선수는 25인 밖이라 선택의 폭이 넓지 않다. 반면 A등급 박세혁의 보상선수는 20인 밖이라 두산과의 보상선수 교환에 있어 불리한 위치에 있다. FA 계약 및 공시 일정에 따라 NC가 먼저 양의지 보상선수를 뽑은 뒤 두산이 박세혁의 보상선수를 지명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과거 FA 보호선수 명단은 상대팀 포지션별 전력에 따라 전략적인 구성을 하곤 했다. 하지만 갈수록 포지션 불문하고 가장 가치가 높고, 기량 좋은 선수들로 지목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은 내부 FA 협상 중이던 강민호와 트레이드로 데려온 김태군이 있는데도 LG로 간 박해민의 FA 보상선수로 포수 김재성을 낙점했다.
중복 포지션으로 예상을 벗어난 결정이었지만 성공적인 한 수였다. 김재성은 삼성에서 63경기 타율 3할3푼5리 54안타 3홈런 26타점 OPS .855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베테랑 강민호, 김태군과 3인 포수 체제로 공존하며 삼성의 미래로 자리잡았다. 단숨에 포수 부자가 되면서 트레이드 시장에서도 협상 주도권을 쥐고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