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시장에 나온 한현희(29)가 A등급 FA 선수 중에서 유일하게 소속팀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현희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전천후 투수 중 한 명이다. 강력한 구위의 강속구와 풍부한 경험을 겸비한 투수로 통산 416경기(971⅓이닝) 65승 43패 105홀드 8세이브 평균자책점 4.26을 기록했다. 10시즌 동안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활약했음에도 내년 6월에 만 30세가 되는 젊은 나이도 강점이다.
하지만 A등급 FA 선수들이 모두 소속팀을 찾았음에도 한현희는 아직도 FA 시장에 남아있다. 매력적인 투수임은 분명하지만 선뜻 한현희를 영입하려는 팀이 나오지 않고 있다. 원소속팀 키움 역시 시장 상황을 관망하고 있다.
한현희는 지난해에만 해도 FA 시장에 나올 경우 대형 계약을 할 수 있다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2020시즌 선발투수로 전환했고 지난 시즌 선발 로테이션에 완전히 안착했다. 지난해 전반기에는 14경기(71⅓이닝) 5승 2패 평균자책점 3.79를 기록하며 기대치를 높였다.
하지만 본인 스스로 발목을 잡고 말았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해 7월 원정숙소에서 무단이탈해 술자리를 가진 사실이 드러나 51경기 출장정지(KBO 36경기+키움 15경기) 징계를 받은 것이다. 이 때문에 본인의 FA 자격 취득도 1년 미뤄졌고 키움 역시 전력에 큰 타격을 입어 리그 5위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절치부심한 한현희는 올해 반등하겠다는 각오로 시즌을 준비했다. 하지만 스프링캠프가 시작하기 전에 개인 운동을 하다가 부상을 당해 개막전 엔트리 합류가 불발되는 불운을 겪었다. 빠르게 4월 복귀에 성공했지만 기대만큼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선발과 불펜을 오갔고 21경기(77⅔이닝) 6승 4패 평균자책점 4.75로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준플레이오프 이후 엔트리에서 제외돼 또 한 번 아쉬움을 삼켰다.
실망스러운 시즌을 보냈음에도 FA를 신청한 한현희는 시장에서 생각보다 더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보호선수 20인 외 보상선수를 내줘야하는 A등급이기 때문에 타팀 이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원소속팀 키움도 원종현을 4년 25억원에 영입하며 불펜진을 보강했기 때문에 여유를 가지고 한현희와의 재계약을 생각해볼 수 있게 됐다.
한현희는 분명 내년 시즌 반등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는 투수다. 하지만 리스크 또한 분명하기 때문에 선뜻 계약을 하기도 쉽지 않다. 사인앤트레이드도 원소속팀 키움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모양새다. FA 투수 최대어가 될 수도 있었던 한현희가 이번 겨울 원하는 계약을 따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