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시장에 한바탕 태풍이 몰아쳤다. FA 큰손으로 예상된 롯데와 한화가 나란히 2명씩 외부 FA를 영입하는 등 폭풍 같은 시간이 지났다.
지난 21일부터 24일까지 4일 연속, 총 12명의 계약이 쉴 새 없이 터진 KBO FA 시장이 25일은 조용히 넘어갔다. 대어급 선수들의 행선지가 일찌감치 결정나면서 어느 정도 정리가 됐다.
퓨처스 FA 2명 포함 총 23명의 선수들이 시장에 나왔고, 그 중 14명이 계약 완료했다. 역대 최다 11명이 FA 이적하면서 대이동이 이뤄졌다. 14명의 FA 계약 총액은 749억6900만원으로 750억원에 육박한다.
그 중심에 FA 큰손으로 나선 롯데와 한화가 있었다. 모그룹의 190억원 유상 증자로 자금 지원을 받은 롯데는 수년간 팀의 약점이었던 포수와 유격수 자리를 FA로 보강했다. LG 포수 유강남을 4년 80억원에 잡은 뒤 NC 유격수 노진혁도 4년 50억원에 데려왔다. 총액 130억원 거액을 쓰며 단숨에 취약 포지션 2곳을 해결했다.
박찬혁 대표이사가 부지런히 움직여 그룹 지원을 받은 한화도 무려 7년 만에 FA 쇼핑에 나섰다. 1순위였던 포수 양의지(두산)를 잡지 못했지만 4년 130억원, 6년 150억원으로 최고 보장액을 베팅했다. 양의지를 놓친 뒤 LG 강타자 채은성을 6년 90억원에 영입했고, SSG 투수 이태양도 4년 25억원에 복귀시켰다.
올해 FA 신청 선수는 21명으로 팀당 3명까지 외부 영입이 가능하다. FA 시장에 아직 9명의 선수들의 남아있고, 롯데와 한화도 1명 더 추가 영입할 자리가 있다. 그러나 시장에 한바탕 태풍이 몰아친 뒤 관망 태세로 돌아섰다.
A플랜을 모두 성사시킨 롯데는 투수 쪽에 관심이 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구체적인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았다. 한화는 퓨처스 FA 외야수 이형종(키움)을 노렸지만 협상 과정에서 포기했다. 음주운전에 걸린 주전 유격수 하주석이 갑자기 이탈하게 되면서 계획에 없던 내야로 범위를 확장했다. 내야수 김상수(KT)에게 뒤늦게 시선을 보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남은 FA로는 투수 한현희(A), 정찬헌(B), 이재학(B), 김진성(C), 강윤구(C), 내야수 오선진(C), 신본기(C), 외야수 권희동(B), 이명기(C)가 있지만 눈에 확 띄는 자원들은 아니다. 한때 투수 FA 최대어로 평가됐던 한현희는 최근 몇 년간 성적 부진과 워크에씩 문제로 가치가 떨어졌다. 20인 보호선수 이외 보상선수를 지불해야 하는 A등급이라 운신의 폭이 상당히 좁다.
경쟁이 붙는 FA들이 아니라 구단들도 서두르지 않고 당분간 시장 상황을 관망할 것으로 보인다. 2명을 잡아놓은 롯데와 한화도 급할 게 없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