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이 맞는가?
KBO리그는 2023년부터 통합트래킹 사업을 가동한다. 트래킹은 타구와 투구 등을 추적하는 기술을 말한다. 전구장에서 데이터를 수집해 구단이 이용하고, 풍성한 팬서비스를 한다. 방송 중계사도 혼선을 방지할 수 있다. 아울러 안정적인 데이터 추출을 통해 장기적으로는 자체중계 시스템과 리그 데이터 축적 등에 활용한다는 목적이다.
지난 6월 호크아이, 트랙맨, PTS 등이 입찰에 참여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채용하는 호크아이가 유력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의외로 트랙맨이 선정됐다. 전구장에 장비가 깔려있어 운용의 편리성이 있다. 특히 평가위원들이 구단 데이터분석 담당자들이다. 대부분 트랙맨으로 데이터분석 공부를 했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KIA 타이거즈는 빠졌다. 통합트래킹 사업이 무색하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이다. KIA는 트랙맨이 아닌 메이저리그 공식 트래킹시스템인 호크아이를 가동하고 있다. 기존부터 계약한 국내 업체 PTS와 공용하고 있다. 서로의 장단점을 커버하면서 데이터를 추출하고 있다. 10구단 통합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KIA는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트랙맨은 레이더 추적 방식이다. 2017년부터 3년동안 MLB 공식 트래킹 업체로 명성을 누렸다. 2020년부터는 호크아이에게 자리를 내주었다. 호크아이는 광학 카메라 방식이다. 보도에 따르면 트랙맨은 언더핸드 투구의 투구, 낮은 땅볼타구를 제대로 추적하지 못하는 등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으며 재계약이 실패했다.
KIA는 정확한 데이터를 얻기 위해 올해부터 호크아이와 5년 계약을 했다. 구단은 트랙맨이 안정적인 데이터 수집이 가능하지만 레이더 위치에 따라 구장별로 차이가 있다는 단점을 지적했다. 예를들면 투수의 릴리스포인트와 익스텐션 등에서 차이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반면, 광학 카메라를 이용하는 호크아이는 움직이는 모든 것을 데이터화 한다. 트랙맨의 단점을 없앨 수 있다.
국내 업체도 선택받지 못했다. 스포츠투아이가 운용하는 PTS는 미국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아시아 트래킹 모델을 재개발했다. 호크아이와 같은 광학 카메라 방식의 PTS를 기반으로 지난 3년 동안 퓨처스리그 로봇심판(스트라이크 판정)을 시범 운용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KIA, SSG, 키움, NC 등 4개 구단이 PTS를 이용하고 있지만 입찰에서 밀렸다. K-트래킹 기술의 발전과 보호가 아쉬운 대목이다.
KBO와 트랙맨의 협상도 장기화 되고 있다. KBO 관계자는 "현재 트랙맨과 계약을 진행중인데 불확실한 부분이 있다. 데이터의 내재화를 어디에 할 것인지 협의 중이다. 구단들이 갖는 것으로 추진하고 있다. 추후에는 클라우드에 넣고 언론사를 포함해 누구나 열어보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더 많이 요구하고 저쪽은 덜 주려고 한다"고 협상이 순탄하지 않다는 점을 밝혔다.
아울러 "트랙맨은 장단점이 극명하다. 홈런 비거리 측정에서도 아쉬운 점이 있다. (평가위원들이) 트랙맨이 전구장에 깔린데다 미국 마이너리그도 이용하고 있어, 외국인 선수 영입에 유용한 측면도 고려한 것 같다. PTS도 로봇심판을 수행했고 테이터 이용이 안정적이다. 향후 서로 보완하는 방안도 필요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