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조 유격수를 품은 KT 위즈가 외부 FA 시장에서 철수한다. 이제 남은 건 집토끼 신본기(33)와의 잔류 협상이다.
KT 나도현 단장은 지난 24일 OSEN과의 전화통화에서 “이제 외부 FA 영입 계획은 없다. 신본기 선수가 남아있으니 협상을 잘 진행해보도록 하겠다”라고 향후 스토브리그 계획을 밝혔다.
KT는 전날 4년 총액 29억원(계약금 8억, 연봉 15억, 옵션 6억)에 FA 내야수 김상수를 영입했다. 주전 유격수 심우준의 군 입대로 포지션 보강이 필요했던 KT는 FA 시장 개장과 동시에 김상수에 러브콜을 보내며 결국 왕조 유격수를 품는 데 성공했다. FA 광풍이 부는 가운데 작년 박병호(3년 30억원)에 이어 올해도 비교적 합리적인 금액으로 목표를 달성한 KT다.
외부 FA 시장에서 철수한 KT의 다음 과제는 집토끼 신본기와의 잔류 협상이다. 2020년 12월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에서 KT로 이적한 신본기는 올 시즌 타율 1할8푼2리의 부진에도 과감히 시장에 나오는 결단을 내렸다. 당시 그는 OSEN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마음고생이 심했지만 예전부터 FA 자격을 얻으면 꼭 신청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라며 "가족을 위해 시장에 나온 부분도 크다. 다년 계약을 해야 안정적인 미래 구상을 할 수 있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무소속인 신본기는 현재 KT 구단의 배려 아래 수원KT위즈파크에서 개인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면서 최근 KT 운영팀장과 한 차례 만나 협상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전트가 없는 신본기는 본인이 직접 잔류 협상을 진행한다. 나도현 단장은 “신본기 선수는 계속 위즈파크에 나오고 있다. 그저께 우리 운영팀장님과도 한 번 만나서 대화를 나눴다”라고 밝혔다.
신본기는 KT 이적 후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작년 초반 황재균이 코뼈 골절, 박경수가 허리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공백을 훌륭히 메웠고, 한국시리즈에서도 3경기에 나서 생애 첫 우승반지를 거머쥐었다. 올해도 장준원, 오윤석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백업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신본기의 강점은 멀티 포지션 소화다. 1루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에서 탄탄한 기본기를 자랑한다. 여기에 프로 11년 동안 큰 부상이 없었고, 선행왕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인성 측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 선수다.
KT 또한 김상수를 영입했지만 내야수 갈증이 확실하게 해소된 건 아니다. 김상수의 뒤를 받칠 백업 유격수가 필요하며, 2루수 또한 박경수, 오윤석으로 한 시즌을 치르기엔 다소 버거운 감이 있다. 지난 5월 LG에서 온 장준원은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내년 9월은 돼야 복귀가 가능한 상황. 신본기의 잔류 협상이 긍정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 이유다.
KT는 신본기와 더불어 올해 대체 외국인선수 성공신화를 쓴 앤서니 알포드, 웨스 벤자민과도 재계약 협상을 진행 중이다. 전날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와 결별하고 새 외국인투수 보 슐서를 영입한 나도현 단장은 “벤자민, 알포드 또한 큰 변수가 없는 한 재계약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낙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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