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의 진정성 있는 영입 제안이 14년 삼성 원클럽맨의 마음을 흔들었다. 이강철 감독까지 직접 나서 설득을 하니 마음이 안 움직일 수가 없었다.
KT 위즈는 24일 오후 “4년 총액 29억원(계약금 8억, 연봉 15억, 옵션 6억)에 내야수 김상수와 FA 계약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2019년 첫 FA 때 3년 총액 18억원에 삼성에 잔류한 김상수는 두 번째 FA를 맞아 이보다 더 많은 금액과 함께 처음으로 팀을 옮겼다.
김상수는 OSEN과의 전화통화에서 “날 좋게 생각해주시고 기회를 주신 KT 구단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기대에 꼭 보답할 수 있도록 그라운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김상수는 경북고를 나와 2009년 신인드래프트서 삼성 1차 지명을 받고 프로에 입성했다. 이후 빠른 프로 적응과 함께 삼성을 대표하는 주전 유격수로 성장하며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간 삼성의 통합 4연패에 기여했다. 김상수는 올해까지 삼성에서만 무려 14년을 뛴 대구 출신 원클럽맨이었다.
그런 그가 어떻게 KT 이적을 결심하게 됐을까. 김상수는 “시장 개장과 함께 KT에서 가장 먼저 연락이 왔다. 프런트는 물론 이강철 감독님까지 전화를 통해 진정성 있는 말씀을 해주셨다. 내가 꼭 필요하다고 하셨는데 거기서 감독님의 진심이 느껴졌다. 그러면서 마음이 움직였다”라고 설명했다.
김상수는 한동안 2루 수비에 전념했지만 올 시즌 박진만 감독 부임 후 다시 유격수로 이동해 녹슬지 않은 수비력을 과시했다. KT 는 이번 계약으로 군 입대가 유력한 우승 유격수 심우준의 빈자리를 왕조 유격수로 채우게 됐다.
김상수는 “올해 후반기 다시 유격수를 해보니까 여전히 움직임이 괜찮았다. 멀티 포지션 소화가 내 장점이 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빨리 빛을 보게 될지는 몰랐다”라며 “수비는 원래부터 자신이 있었다. KT에서 이런 부분 때문에 영입한 것이기 때문에 잘 준비하겠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KT에서 향후 어떤 4년을 보내고 싶냐는 질문에는 주저없이 우승이라는 단어를 꺼내들었다. 김상수는 “KT는 우승권에 있는 좋은 팀이다. 작년 우승에 이어 올해도 가을야구를 했다”라며 “우승한지가 조금 오래됐는데 다시 우승을 해보고 싶다. KT에 친한 선수들이 많아서 적응에는 크게 무리가 없을 것 같다”라고 답했다.
김상수는 14년 동안 정든 삼성 팬들을 향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그는 “그 동안 다른 팀에 간다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다”라며 “날 질타했던 분들, 또 끝까지 사랑을 주셨던 분들 모두 감사드린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서 죄송했고, 끝까지 삼성에 남지 못해 다시 한 번 죄송하다. 그 동안 너무 많은 사랑을 주셔서 감사드린다”라고 진심을 전했다.
이번 계약으로 수원KT위즈파크 내야의 야전 사령관이 된 김상수. 그는 “너무 좋은 팀에 왔다. 운동하기도 좋은 환경이다. 내년에 심우준이 없는데 그 자리를 잘 메울 수 있도록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KT 팬들을 향해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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