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교통정리였다.
2023 FA 시장을 뒤흔들었던 포수 대제전이 끝났다. 최대어 양의지, 주전포수 유강남과 박동원, 그리고 박세혁까지 빅4가 모두 새로운 둥지로 이동했다.
첫 계약은 양의지가 아니었다. 유강남과 박동원이 각각 롯데와 LG에 입단했다. 유강남은 4년 80억 원, 박동원은 4년 65억 원을 받았다. 예상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대우를 받았다.
유강남이 롯데행을 결정지었다는 소식을 들은 LG는 재빨리 박동원과 채널을 가동해 계약했다. 유강남이 자리를 비우자 박동원이 채운 셈이었다. 양 구단은 나란히 오후 2시에 두 포수의 계약을 공식발표했다.
다음은 양의지의 차례였다. NC는 잔류 시키려는 의지가 분명했다. 친정 두산는 박정원 구단주와 이승엽 감독까지 나서 더 뜨거운 구애를 펼쳤다. 한화는 끼어들 틈이 없었다. 150억 원을 베팅했는데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결국 6년 152억 원의 조건에 두산 복귀를 결정했다. 양의지는 1차 FA 125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 역대 FA 최다금액을 받으며 화려하게 친정으로 돌아갔다. 두산에서 선수생활을 마감한다.
세 포수가 언론의 각광을 받으며 줏가를 높이는 반면 박세혁은 외면 받는 듯 했다. 박동원을 잃은 KIA도 관심이 없었다. 두산은 양의지가 먼저였다. 계약 불발될 경우 플랜B였다.
양의지의 복귀가 이루어지자 자연스럽게 박세혁의 취업선도 결정됐다. 양의지를 놓친 NC는 주전포수가 필요했고, 자연스럽게 박세혁을 영입했다. 24일 4년 46억 원의 좋은 조건이었다. 서로 주전포수를 맞바꾼 셈이었다.
4명의 포수가 343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역대급 포수대제전이라는 말이 틀리지 않는다. 연쇄이동과 함께 4명의 포수 두둑한 현금을 챙겼다.
특히 유강남, 양의지, 박세혁의 에이전트도 성황리에 대제전을 이끌었다. 수완가로 알려진 이예랑 대표가 이끄는 리코 스포츠에이전시는 유강남을 롯데로 먼저 보내고, 양의지와 박세혁을 맞바꾸는 교통정리를 했다.
전례없는 수요 폭등을 이용해 고객들의 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에이전시도 제법 수익을 올렸다. 이런 통에 타에이전시 소속의 박동원도 대박을 쳤다. 모두가 웃은 해피엔딩이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