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기여한 FA 투수 이태양(32)이 ‘친정’ 한화에 복귀했다. 트레이드로 눈물 흘리며 떠난 팀에 FA로 웃으며 돌아왔다.
이태양은 23일 한화와 4년 총액 25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 8억원, 연봉 17억원으로 옵션이 없다. 보상선수가 붙지 않는 C등급 FA 중 최대어로 꼽힌 이태양은 원소속팀 SSG를 제외한 9개 팀 중 4개 팀으로부터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이태양의 선택은 한화였다. 전날(22일) 한화 구단에서 이태양 측에 오퍼를 제시했고, 빠르게 협상이 진전됐다. 금액적으로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팀도 있었지만 이태양은 지난 2010년 프로 지명 후 11년을 몸담고 가족이 있는 대전에 돌아오기로 했다.
이날 계약을 위해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를 찾은 이태양은 다시 한화 점퍼를 입고 있었다. “하나도 어색하지 않죠?”라며 만면에 미소를 지은 이태양은 “어제 하루가 정말 길게 느껴졌다. 감사하게도 좋은 조건들이 있었는데 한화에서 비슷한 조건으로 오퍼를 주셨다. FA를 한 번 더 할 수 있지만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것이라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태양의 고민은 오래 가지 않았다. 그는 “한화에서 데뷔를 했고, 어릴 때부터 피땀, 눈물을 흘린 시간이 있었다. 한화에 좋은 추억들이 많고, 가족들도 대전에 있다. (금전적으로) 조금 덜 받더라도 대전에서 가족들 곁에서 마음 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아 결정했다. 한화에서 마침 저를 인정해주셨고, 한화에 돌아올 수 있는 기회를 놓치기 싫었다. 최고의 선택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태양은 지난 2016년 대전에서 결혼을 했고, 아내가 올해 2월 태어난 딸을 육아하며 대전에서 지내고 있다. 지난 2020년 6월 SK(현 SSG)로 트레이드된 이태양은 홀로 인천에 있었다. 그는 “와이프 고향이 대전이라 이곳에 계속 남아있었다. 그동안 아내가 딸을 키우면서 고생을 많이 했다. 이제 아내 혼자 육아를 하지 않아도 된다. 한화와 계약을 결정한 뒤 가족들이 다들 너무 좋아한다”며 웃어 보였다.
좋은 대우를 받으며 한화에 돌아온 것은 기쁘지만 2년 반 동안 정든 SSG를 떠난 아쉬움도 있다. 정이 많은 이태양은 “SSG에서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었다. 선후배들 모두 연락이 와서 진심으로 축하해줘 감사하다. SSG 류선규 단장님과 다른 팀장님들도 전화를 주셔서 제게 미안해하며 축하를 해주셨다. 미안해하지 않으셔도 된다. 전 진짜 SSG에서 좋았고, 감사한 마음밖에 없다. SSG에 있었던 시간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SSG에서 생애 첫 우승을 경험한 이태양이지만 한화는 최근 3년 연속 10위로 암흑기를 보내고 있다. SSG에서 보고 배우며 느낀 우승 경험과 노하우를 한화 후배들에게도 잘 전달하고 싶은 게 이태양 마음이다. 그는 “(김)광현이형, (최)정이형, (김)강민이형 모두 우승 반지가 5개나 있는데도 계속 또 우승을 하고 싶다고 하더라. 한국시리즈 우승을 한 번 해보니 왜 그런지 알겠더라. 한화에서도 우승을 하고 싶다. 한화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꿈꾸며 야구하겠다”고 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