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점이 약점으로 바뀌었다.
지난해까지 양의지와 김태군 두 명의 주전급 포수를 보유한 NC는 10개 구단 가운데 안방이 가장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8년 12월 4년 총액 125억 원의 조건에 두산에서 NC로 이적한 국가대표 출신 포수 양의지와 경찰야구단에 입대하기 전까지 NC의 주전 포수로 활약했던 김태군이 제대 후 든든하게 뒤를 받쳤다.
주전과 백업으로 나눠져 있지만 사실상 주전급 포수 2명이 있는 것과 다름 없었다. 리그 최고의 안방마님으로 평가받는 양의지가 144경기 모두 소화할 수 없다. 양의지의 체력 안배를 위해 백업 포수가 필요했다. 주전 포수 경험이 풍부한 김태군이 양의지의 뒤를 받쳤다.
포수는 어느 포지션보다 체력 소모가 크다. 투수와 나누는 사인 하나하나로 인해 정신적인 피로도 또한 높은 편. 주전급 투수 2명을 보유한 NC는 양의지와 김태군을 효율적으로 활용했다. 특히 양의지는 타자로서 가치도 특급이었다. 2021시즌 양의지가 지명타자로서 타격에 고스란히 힘을 쏟을 수 있는 건 김태군이 있기 때문이었다. 양의지와 김태군이 번갈아 안방을 지키는 동안 청소년대표 출신 포수 김형준은 일찌감치 상무에 입대했다.
그러나 NC는 지난해 12월 삼성에 김태군을 내주고 심창민(투수)과 김응민(포수)을 받는 1대2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주전급 포수를 트레이드 카드로 쓰면서 불펜을 보강했다. 당시 임선남 단장은 "마무리 경험을 가진 불펜과 안정된 수비력을 갖춘 포수를 확보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주전급 포수 김태군을 내줄 수 있었던 건 양의지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김형준이 상무에서 전역하면 점진적인 세대교체가 가능할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었다.
무너지는 건 한 순간이었다. NC는 두 번째 FA 자격을 얻은 양의지가 22일 두산과 6년 최대 152억원에 계약, 친정팀으로 복귀하면서 주전 포수를 잃게 됐다. 현재 포수 자원으로 팀을 꾸리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외부 영입이 불가피해졌다.
FA 시장에 나온 포수 가운데 박세혁만 남았다. 올 시즌까지 두산의 주전 포수로 활약했던 박세혁은 양의지가 두산으로 복귀하면서 상황이 애매해졌다. 안방 보강이 필요했던 롯데(유강남)와 LG(박동원)이 외부 FA를 영입하며 약점을 지웠다. 반면 박세혁은 여전히 FA 신분이다.
주전급 포수가 한 명도 없는 NC와 갈 곳 없는 박세혁이 손잡는 게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