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포수진이 내년 치열한 포지션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키움은 2023 신인 드래프트에서 무려 5명의 신인포수를 뽑았다. 1라운드(6순위) 김건희, 2라운드(12순위) 김동헌, 7라운드(66순위) 박성빈, 9라운드(89순위) 변헌성, 10라운드 안겸(96순위)이 그 주인공이다. 김건희는 투타겸업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제외하더라도 무려 4명의 포수를 한 번에 확보했다. 강원도 원주 태장체육단지 야구장에서 열린 마무리캠프에는 안겸을 제외한 3명의 신인포수가 캠프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마무리캠프에 참가한 포수는 이 신인포수 3명에 2년차 포수 김리안을 더해 총 4명이다. 투타겸업을 목표로 하는 김건희는 수비 부담을 줄이고 포지션에서 선택지를 늘리기 위해 포수가 아닌 1루수 훈련을 하고 있다.
키움 설종진 퓨처스 감독은 지난 22일 강원도 원주 태장체육단지 야구장에서 열린 마무리캠프 인터뷰에서 “포수는 내야수나 외야수와 달리 다른 포지션으로 돌려가며 경기에 내보낼 수가 없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경기 경험을 쌓게 하는 것이 힘들다”라며 포수 육성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했다.
키움은 이미 확실하게 1군 포수진이 구성되어 있다. 이지영이 주전포수를 맡고 김재현이 백업포수로 뒤를 받친다. 3번째 포수로는 김시앙이 많은 기회를 받을 예정이다. 자리가 애매한 2016 신인 드래프트 1차지명 포수 주효상은 트레이드를 통해 KIA로 보내며 길을 열어줬다.
김시앙은 키움이 차세대 포수로 점찍고 집중 육성을 하고 있는 유망주다. 1군 경험이 많지는 않지만 포스트시즌 때 플레이오프까지 1군 선순단과 동행하며 훈련을 했고 한국시리즈에서는 엔트리에 포함돼 1경기에 출전했다. 지금은 마무리캠프 대신 질롱 코리아에 합류해 호주리그에서 실전 경기 경험을 쌓고 있다.
내년 퓨처스팀 주전포수는 김시앙이 맡을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김동헌과 김리안이 나머지 경기에서 출전하는 것이 기본적인 구상이다. 설종진 감독은 “김시앙이 2경기, 김동헌과 김리안이 1경기씩 나가게 될 것 같다. 김동헌은 타격에서도 기대하는 바가 있기 때문에 포수를 안보는 날에는 지명타자로 나갈 수도 있다”라고 구상을 밝혔다.
기본적인 구상은 정해졌지만 다른 포수들에게도 기회를 줘야하는 고민이 있다. 설종진 감독은 “선수가 성장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경기를 직접 뛰면서 경험을 쌓는 것이다. 그런데 포수들은 경기 경험을 쌓게 하는 것이 쉽지 않아 고민이 많다”라고 말했다.
현실적이 고민들이 있지만 마무리캠프에서는 모두가 즐겁게 훈련을 하고 있다. 투수와 타자를 모두 준비하고 있는 김건희는 “동기들이 각각 잘하는 부분이 있으니 서로 보완하고 잘 알려주면서 경쟁도 하고 성장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투수로 나갈 때는 동기들을 믿고 던질테니 포수들도 나를 믿어줬으면 좋겠다”라며 동기들과 함께 성장하기를 기대했다.
변헌성은 “동기들끼리 친해서 아직 경쟁의식은 없는 것 같다. 마무리캠프에 동기들이 많아서 든든하다.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잘 해보겠다”라고 선의의 경쟁을 예고했다. 박성빈은 “선의의 경쟁을 해야하는 입장이다. 그래도 서로 장단점을 공유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열심히 하면 모두 좋은 결과가 있을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신인포수 중에서 가장 기대를 받고 있는 김동헌은 “우리들 중에서 1등이 되어야 경기에서 뛸 수 있다. 친구들과 친하게 지냈는데 야구장 안에서는 내가 1등을 먹기 위해 더 열심히 하겠다”라며 웃었다.
이제 2년차 포수이지만 마무리캠프에서는 포수 최고참이 된 김리안도 “좋은 후배들이 많이 들어왔다. 나도 오히려 더 분발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