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양의지(35)를 중심으로 베어스 왕조의 주역들이 다시 뭉친다.
양의지는 22일 오후 두산과 4+2년 최대 152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조건은 첫 4년 계약금 44억원, 연봉 총액 66억원이며, 2026시즌 종료 후 인센티브 포함 2년 최대 42억원의 선수 옵션이 포함됐다. 양의지는 지난 3월 김광현(SSG)의 151억원(4년)을 넘어 KBO리그 역대 최고액을 경신했다.
계약 후 OSEN과 연락이 닿은 양의지는 “오랜만에 두산 점퍼를 입으니 어색했다”라고 웃으며 “두 번째 FA인데도 좋은 대우를 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과거 팀을 떠났는데도 이렇게 영입해주신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입단 제의를 받은 여러 구단 가운데 두산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양의지는 “정말 많은 곳에서 연락이 왔다”라며 “아무래도 6년이라는 시간을 주신 게 컸다. 선수생활을 길게 할 수 있는 조건에 끌렸다. 여기에 우리나라 최고 대우였다. 아울러 두산 팬들이 다시 왔으면 좋겠다는 SNS 메시지를 많이 주셨다. 물론 NC 팬들도 많이 주셨지만 약속을 못 지켰다”라고 밝혔다.
내년이면 36살이 되는 양의지는 이로써 최대 41살까지 현역 생활을 보장받았다. 사실상 종신 베어스맨을 선언한 셈이다. 그는 “다시 말씀드리지만 6년 계약을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 두산에서 은퇴를 하게 됐다. 물론 41살이 넘어서 선수 생활을 할 수도 있다”라고 웃었다.
이른바 ‘양의지 인증샷’의 내막도 물었다. 지난 21일 오후 한 야구 커뮤니티에는 두산 박정원 구단주, 이승엽 감독, 양의지가 레스토랑에서 함께 찍은 사진이 올라오며 시선이 집중됐다. 사진 아래에 “웰컴백! 양사장”이라는 양의지의 친정 복귀를 암시하는 문구도 적혀 있었다.
양의지는 “시장이 열리다보니 여러 팀과 만났다. 두산도 그 중 한 팀이었다”라며 “이승엽 감독님이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고 해서 나갔는데 우연히 구단주님도 오셨다. 오랜만에 만나서 그런지 구단주님 기분이 좋으셨던 것 같다. 늘 밥 한 번 사주시겠다고 했는데 그렇게 만남이 성사됐다”라고 설명했다.
두산은 과거 양의지가 NC로 떠날 때의 두산이 아니다. 왕조의 주역들이 대거 팀을 떠났고, 올해 잇따른 전력 유출 속에 창단 첫 9위 수모를 겪었다. 이제는 이승엽 감독의 지휘 아래 어린 선수들이 새로운 베어스 왕조를 구축해야 한다.
양의지는 “지금 두산을 이끌기 위해선 김재호, 김재환, 허경민, 정수빈 등 과거 함께했던 선수들과 잘 뭉쳐서 후배들을 한마음으로 모아야한다. 우리가 했던 걸 그들에게 많이 알려주고, 인식시켜줘야 잘할 수 있다. 우리 역할이 중요하다. 사소한 것부터 잘 보여줄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4년 동안 열렬한 응원을 보내준 NC 구단을 향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양의지는 “NC에 처음 갔을 때부터 사소한 것까지 많이 챙겨주신 분들이 많았다. 야구장과 집앞에서 반갑게 인사해주시고 파이팅을 외쳐주셔서 힘을 얻고 야구를 잘할 수 있었다. 감사드린다”라며 “김택진 구단주님께서도 항상 좋은 지원과 함께 야구장에 사랑을 듬뿍 주셔서 잘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안 좋은 소식을 전해드려서 죄송스럽다”라고 말했다.
양의지는 끝으로 “계약 직후 많은 두산 선수들의 축하 연락이 왔다. 너무 고마웠다”라며 “구단이 좋은 계약을 해주신 만큼 안 아프고 은퇴할 때까지 많은 경기에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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