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FA 계약으로 99억3000만원을 쓰며 폭풍 같은 하루를 보냈다.
한화는 22일 하루에만 두 건의 FA 계악을 발표했다. 오전 8시40분 내부 FA 투수 장시환(35) 계약을 공식화한 뒤 9시54분 외부 FA 1루수 겸 외야수 채은성(32) 영입을 알렸다. 1시간 조금 넘는 간격으로 2명의 FA 영입을 발 빠르게 발표하며 폭풍 행보를 보였다.
일찌감치 잔류에 공감대를 형성한 장시환과는 3년 총액 최대 9억3000만원에 재계약했다. 계약금 1억5000만원, 연봉 6억3000만원, 옵션 1억5000만원 조건으로 재계약을 완료했다.
한화는 그동안 내부 FA를 거의 놓치지 않았다. 지난해 내부 FA 포수 최재훈을 5년 최대 54억원에 잡는 등 역대 내부 FA 34명 중 29명과 재계약했다. 다른 팀과도 계약을 맺지 못한 미계약 선수를 빼면 31명 중 29명을 잔류시켰다. 재계약률 93.5%.
나아가 한화는 숙원이었던 외부 FA 영입에도 성공했다. FA 강타자 채은성과 6년 최대 90억원에 영입했다. 지난 2015년 11월 투수 정우람, 심수창에 이어 7년 만에 외부 FA를 데려와 한풀이를 했다. 최근 2년 연속 외부 FA 영입에 나섰으나 빈손으로 돌아서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는데 철저히 준비하고 달려든 올해는 달랐다.
시즌 중반부터 박찬혁 대표이사가 직접 그룹과 소통하면서 FA 영입에 필요한 재원을 넉넉하게 확보했다. 그 결과 계약금 36억원, 연봉 44억원, 옵션 10억원으로 총액 90억원, 한화 구단 역대 최고액을 채은성에게 안겼다. 종전에는 2015년 11월 내부 FA 내야수 김태균과 외부 FA 투수 정우람의 4년 84억원이 최고액.
친정팀 두산과 4+2년 152억원에 계약한 포수 양의지에게도 큰 베팅을 했지만 아쉽게 영입이 불발됐다. 한화는 양의지에게 4년 130억원에서 최대 6년 150억원까지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실탄이 충분했고, 후회없는 베팅을 했다. 비록 양의지까지 잡진 못했지만 한화의 행보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손혁 한화 단장은 “추가 전력 보강을 계속 고민하고 있다.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게 (주전 유격수 하주석 음주운전으로) 불미스런 일이 갑자기 생겼다. 예상 못한 일이다. 준비해놓은 플랜이 있었는데 갑자기 바꾸는 게 옳은지, 바꾼다면 어떻게 해야 맞는지 논의 중이다. 트레이드나 다른 대처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어느 플랜이 우리 팀에 잘 맞을지, 무엇을 우선 순위로 둘지 계속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하주석의 음주운전으로 주전 유격수 자리가 비면서 FA 시장에서 내야수까지 시야를 넓히고 있다. 대어급 내야수 노진혁과 김상수의 경우 각각 롯데, KT의 관심을 받고 있어 한화가 뒤늦게 뛰어드는 것도 쉽지 않다. C등급 내야수로 오선진과 신본기가 있는데 한화가 어떤 식으로 접근할지는 시간을 두고 봐야 할 듯하다.
한화는 아울러 퓨처스 FA 최대어로 관심을 모으는 외야수 이형종에게도 오퍼를 했다. 다년 계약을 제시한 가운데 다른 팀들과 경쟁이 붙었다. 이형종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아 상황을 조금 더 봐야 한다. 여기에 투수 FA까지 포지션을 불문하고 FA 시장이 끝날 때까지 전방위 전력 보강을 노리고 있다. 양의지를 잡지 못했지만 그만큼 FA 총알이 더 남아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