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큰 산 하나가 남았다.
LG는 유강남을 롯데로 떠나 보냈지만, 박동원을 영입해 주전 포수 공백을 최소화했다. 21일 유강남이 롯데와 4년 최대 80억원에 계약했고, LG는 박동원을 4년 총액 65억원에 영입하면서 주전 포수의 대체 작업을 완료했다.
LG는 이제 4번타자 채은성과 협상이 남아 있다. 채은성은 우타 장타자다. 유강남을 놓친 자리에 박동원을 영입했지만, 채은성을 놓친다면 대체할 FA 자원은 없다.
채은성은 올해 외야수에서 1루수로 포지션을 바꿨고, 외국인 타자가 부진해 4번타자 중책을 맡았다. 익숙하지 않은 1루수 자리에서 수비 부담이 있었지만, 126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9푼6리 12홈런 83타점 OPS .791을 기록했다.
홈런 숫자가 조금 아쉽지만 4번타자의 임무를 수행했고, 좌타 위주의 LG에서 첫 번째로 꼽히는 오른손 장타자이다. 퓨처스 FA 자격을 얻은 이형종, 상무야구단에 지원한 이재원이 내년 팀을 떠난다면 우타 거포가 부족하다.
FA 시장에 우타 장타자가 드물기에 채은성을 노리는 다른 팀도 있다. 3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한 한화는 전력 보강에 나섰고 외야수, 1루수 모두 가능한 채은성에 관심이 있다.
차명석 단장은 채은성과의 FA 협상에 대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4년 계약 뿐만 아니라 4년 이상의 다년 계약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협상 여하에 따라 잔류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채은성에 관심있는 타구단의 베팅이 만만치 않아 잔류를 장담 할 수는 없는 상황은 맞다. 차 단장은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죠”라고 말했다.
내년부터 샐러리캡 제도를 실시하면서 LG는 채은성까지 붙잡으면 샐러리캡을 초과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시리즈 우승 목표를 위해서 당장 내년 샐러리캡 초과를 감수할 의지는 있다. 그렇지만 많은 금액을 베팅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샐러리캡에 여유가 많은 한화와 경쟁이 붙는다면 불리한 처지다.
염경엽 신임 LG 감독은 FA 영입에 대해서 특별한 바람은 드러내지 않았다. 다만 “팀내 FA는 모두 잡아 주지 않을까”라고 언급했다. 올 시즌 전력을 그대로 유지하기만 바란 것. 그러기 위해서는 채은성을 붙잡아야 한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