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방 치는 포수 되겠다".
21일 KIA 타이거즈의 주전포수로 활약했던 박동원이 FA 자격을 얻어 LG 트윈스에 입단했다. 4년 65억 원의 대형 계약이다. 박동원이 떠난 날 KIA 젊은 포수 주효상이 각오를 다졌다. 타격 능력을 키워 찬스에서 한 방 치는 포수가 되겠다는 것이었다. 주전 공백을 메우겠다는 의지였다.
KIA는 박동원과 협상이 어렵다고 보고 키움 히어로즈와 트레이드를 통해 주효상을 영입했다. 박동원 유출에 대비한 카드였다. 아직 25살. 키움의 주전포수는 아니었다. 이제는 새로운 곳에서 주전 도전의 기회를 받을 수 있다. 광주 마무리캠프에 합류해 훈련하고 있다.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아 재활 중이다.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만난 주효상은 "선배님들이 많아 걱정했는데 다 착하시고 분위기도 화목하다. 잘 적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재활 열심히 하고 있다. 1루부터 3루까지 볼을 던지고 있다. 이렇게 준비하면 내년 스프링캠프 훈련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동원의 LG행 발표와 함께 주전이 비었다. 향후 트레이드 등 보강이 있을 수 있지만 한승택과 주효상 체제로 갈 수도 있다. 분명히 기회는 기회이다. "주전 욕심 없으면 거짓말이다. 다만, 욕심만 부리다 준비 잘 못하고 시작할 수도 있다. 잘 만들고 있다. 그런 기회 주시면 기회를 잡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키움에서 200경기 넘게 뛴 경험이 있고 송구 능력이 좋다. 당시 감독으로 주효상을 기용했던 장정석 단장이 직접 영입한 이유였다. "원래 공을 만지는 것 좋아해 송구에는 자신있다. 도루 저지도 장점이 있다. 승택형과 함께 윈윈이 되도록 배우고 함께 노력하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문제는 타격이었다. 통산 타율 2할3리, OPS .546에 불과하다. 237경기에서 홈런은 2개 뿐이다. "주전이 되려면 타격이 좋아야 되더라. 지금은 타격 위주로 연습을 많이 하고 있다. 키움에서 많이 보여주지 못한 것을 보이겠다. 찬스에서 한 방 한 방 쳐주는 포수가 되겠다. 내가 타석에서 들어서면 '칠 것 같다'는 타자가 될 것이다"며 목소리에 힘을 주었다.
주효상은 군복무 중인 최원준, 제주 마무리 캠프에 참가 중인 임석진과 서울고 동기생이다. 셋이 의기투합해 타이거즈의 미래를 이끌어가기를 기대받고 있다. "둘 다 통화했다. 원준이가 정말 좋아했다. 광주 집을 잘 알아봐 주었다. 선배님들과 팀 분위기까지 모두 이야기 해주었다. 함께 잘해보겠다"며 웃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