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6일 대전 한화-롯데전.
한화 주장 하주석은 8회 송수근 주심의 스트라이크 존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을 당했다. 하주석은 배트를 땅에 내리꽂으면서 심판 판정에 종합적인 분노를 표출했다. 결국 송수근 구심은 하주석이 과격한 행동을 하자 퇴장 조치를 내렸다.
하주석은 분노를 쉽게 가라앉히지 못했다. 동료들과 코치들이 나와서 하주석을 말렸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덕아웃으로 들어가던 하주석은 헬멧을 강하게 던졌다. 주위에 선수, 코치들이 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누가 다치든 말든 하주석은 본인의 감정을 내뱉었다.
하주석의 헬멧은 덕아웃 벽을 맞고 튀어나와 웨스 클레멘츠 수석코치의 뒷머리를 가격했다. 중계방송 화면에서 하주석은 헬멧이 케네디 코치의 머리를 맞은 것을 확인하고도 그냥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코치가 맞아도 자신의 감정대로 행동을 해도 그 누구도 제어하는 사람이 없었다.
하주석은 구단을 통해 "주장으로서 경솔한 행동으로 팬들과 동료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리게 돼 죄송하다. 심판께도 사과드린다. 2군에서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더 성숙한 사람이 되겠다"고 말했다.
KBO는 상벌위원회를 열어 KBO리그 규정 벌칙내규 제1항과 제7항에 따라 하주석에 출장정지 10경기, 제재금 300만 원, 유소년 야구 봉사활동 40시간 징계를 결정했다.
징계 기간 중 서산구장에서 반성의 시간을 보낸 하주석은 묵묵히 땀 흘리며 내일을 준비하는 후배들을 위해 서산구장에 커피 트럭을 보내고 후반기를 앞두고 1군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현장 지원 스태프들을 위해 가방을 선물했다.
그는 "서산에서 후배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스스로 느낀 것도 많고 많은 것을 배우는 시간이었다"면서 "기술적인 부분보다 멘탈이나 주장으로서의 태도를 다시 한번 되새기는 기간이었던 만큼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모습은 절대 보여드리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새 사람이 되겠다고 굳게 다짐했던 그는 5개월 여 만에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하주석은 지난 19일 새벽 5시 50분경 대전 동구 모처에서 음주단속에 적발돼 혈중 알코올 농도 0.078%로 면허 정지 처분을 받았다. 한화는 사실을 인지한 이후 20일 오후 KBO 클린베이스볼 센터에 하주석의 음주운전 적발 사실을 신고했다.
KBO는 음주운전 등 품위손상 행위에 대한 징계 가이드라인을 정해두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음주운전에 대한 징계를 체계화하고 강화했다. 제재 대상을 면허정지, 면허취소, 2회 음주운전, 3회 이상 음주운전 4가지 행위로 나눴고 이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별도의 상벌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본 규약 조항에 의해 바로 제재가 부과된다.
KBO의 강화된 음주운전 징계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첫 번째 음주운전 적발의 경우 면허정지는 70경기 출장정지, 면허취소는 1년 실격 처분을 받는다. 2회 음주운전 발생시에는 5년 실격 처분을 받으며 3회 이상 음주운전 발생 시는 영구 실격 처분의 제재가 부과된다.
하주석은 최근 OSEN과의 인터뷰를 통해 "(심판 판정 항의 논란은) 다시는 나와선 안 될 모습이다. 그 일로 많은 것을 배웠다.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면서 "내년에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준비할 것이다. 신인 때 마음으로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음주운전 적발로 많은 이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사람 고쳐 쓰는 거 아니다'는 말 틀린 게 하나 없다는 걸 하주석이 증명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