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시절 이후 21년 만에 받아본 야신 김성근 감독의 특타. 강도는 비슷했지만 야속하게도 박용택은 그 때의 박용택이 아니었다.
JTBC 야구 예능 ‘최강야구’ 제작진은 이달 초 최강 몬스터즈의 제2대 수장으로 김성근 전 소프트뱅크 호크스 감독 고문을 선임했다. 이승엽 제1대 감독이 지난달 중순 두산 베어스 사령탑으로 부임하며 자리가 공석이 됐고, 제작진은 곧바로 지도자 은퇴를 선언한 김성근 전 고문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옛 제자이자 최강 몬스터즈의 간판스타인 정근우, 박용택과의 재회가 이뤄졌다. 정근우는 과거 SK 시절 김 감독의 이른바 지옥의 펑고를 받으며 국가대표 2루수로 성장했고, 이후 한화로 팀을 옮겨서도 김 감독을 만났다. 박용택은 신인 시절이었던 2002년 김성근 LG 감독의 지도를 받은 기억이 있다.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이벤트 경기에서 만난 정근우는 “감독님을 다시 뵙게 돼 너무 좋다. 감독님과 야구할 때 정말 좋은 성적을 냈다. 다시 오셨기 때문에 최강야구 성적은 물론 프로그램도 잘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전 스승과의 재회를 반겼다.
그러면서 “프로가 아닌 이 곳에서 만나 다행이다”라고 웃으며 “지금까지 감독님이 오랜 시간 동안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야구를 하셨기에 여기서는 조금이나마 즐기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리는 이기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박용택의 감회도 남달랐다. 그는 “프로야구 시작을 감독님과 함께 했다. 2001년 가을에 처음 뵀으니까 21년 전이다. 그 때는 그냥 모든 게 감사했다. 앞만 보고 달렸다”라고 과거를 회상했다.
이어 “감독님이 최강야구 오셔서 특타를 해주시는데 뭘 이렇게 힘들어하냐고 말씀하셨다”라며 “내 나이를 물어보셔서 내년이면 45살이라고 말씀드렸다. 시간이 참 빠르다. 야구만 하다 보니 20년이 금방 지나갔다”라고 놀라워했다.
세월이 흐른 만큼 야신에게 배우고 싶은 점도 바뀌었다. 현역 때는 야구 기술 습득이 목표였다면 이제는 후배들을 지도하는 노하우를 배우고 싶다.
박용택은 “감독님께서 다들 돈 받고 야구하는 거 아니냐는 말씀을 해주셨다. 돈 받으면 프로, 안 받으면 아마추어다. 고로 난 지금 프로다”라며 “나 또한 앞으로 후배들을 가르치는 입장이 될 수 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옆에서 많이 배워야할 것 같다. 지도자로서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하는지, 또 어떤 의식 속에서 있어야하는지 옆에서 배우고 싶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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