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에서 알아서 잘해주시지 않을까요?”
두산 이승엽 감독은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JTBC 야구예능 ‘최강야구’ 최강 몬스터즈와의 이벤트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내년 포수 포지션 구성에 대한 계획을 밝혔다.
이 감독은 지난달 18일 취임식 때부터 줄곧 ‘확실한 주전포수’ 영입 필요성을 역설했다. 당시 “구단에게 취약한 포지션이 포수라고 말씀드렸다. 좋은 포수가 있으면 야수진과 투수들이 편하게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다”라고 강조했고, 이천 마무리캠프서도 “확실한 주전포수가 있었으면 좋겠다. 물론 팀에도 좋은 포수들이 많지만 경험이 부족하고 뎁스가 두텁지 않다”라고 냉정한 현실을 짚었다.
두산은 마무리캠프서 장승현, 안승한, 박유연, 신창희, 박성재 등 총 5명의 포수가 훈련을 실시했다. 2019년부터 주전 포수를 맡은 박세혁이 FA 자격을 얻은 가운데 이들은 혹시나 모를 상황에 대비해 이번 가을 그 누구보다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박세혁을 잡지 못하거나 외부에서 수준급 포수를 데려오지 못할 경우 포수는 두산의 최대 약점이 될 수 있다.
그런 가운데 최근 FA가 된 국가대표 포수 양의지를 두고 원소속팀 NC와 두산, 한화가 치열한 영입전을 펼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실제로 두산은 양의지 영입을 우선순위로 둔 상태서 이번 스토브리그를 바쁘게 보내고 있다.
양의지는 2015년과 2016년 두산, 2020년 NC의 우승을 이끈 자타공인 KBO리그 넘버원 포수다. 35살의 나이에도 타격, 수비 모두 정상급 기량을 유지 중이며, 어린 투수들의 성장을 이끌 수 있어 뉴 베어스를 선언한 두산 입장에서 최적의 영입 옵션이 될 수 있다. 3년 18억원이라는 역대 초보감독 최고 대우로 사령탑이 된 이승엽 감독의 취임 선물로도 적합하다.
20일 만난 이 감독은 “드릴 말씀은 취임식에서 다 드렸다. 나머지는 구단에서 알아서 잘 해주시겠죠”라며 “(좋은 포수가) 사실 있으면 좋은 것이고, 없으면 없는 상황에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새로운 포수가 오든 안 오든 핑계는 없다. 모든 건 내가 선택한 것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속내를 완벽히 숨기진 못했다. 이 감독은 “물론 그럼에도 구단에서 잘해주시면 좋죠”라고 멋쩍게 웃으며 좋은 주전 포수와 함께하는 데뷔 시즌을 꿈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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