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가 이번 오프시즌 1호 FA 계약을 성사시킨 가운데 내부 FA와의 재계약도 관심을 끌고 있다.
키움은 지난 19일 “투수 원종현과 계약기간 4년, 계약금 5억원, 연봉 5억원 등 총액 25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라고 발표했다.
모기업이 없는 구단 특성상 키움은 FA 시장에서 늘 별다른 존재감을 보일 수 없었다. 2012년 이택근에게 4년 총액 50억원을 안기며 모두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지만 이후 원종현과의 계약 전까지 다른 외부 FA 영입은 없었다. 이택근이 원래 넥센(현 키움) 소속이었다가 LG로 트레이드 된 이후 다시 복귀한 것임을 감안하면 진정한 의미의 외부 FA 영입은 원종현이 처음이다.
계약 규모도 상상 이상이다. 원종현은 KBO리그 통산 501경기(519⅓이닝) 27승 28패 86홀드 82세이브 평균자책점 4.02을 기록한 베테랑 불펜투수다. 올해도 68경기(63⅓이닝) 5승 13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2.98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다만 내년 만 36세가 되는 선수로 적지 않은 나이는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키움은 구단 역대 FA 계약 규모 3위(1위 2012년 이택근 4년 총액 50억원, 2위 2016년 이택근 4년 총액 35억원)에 해당하는 4년 25억원을 투자해 원종현을 잡았다. 올해 한국시리즈 준우승 과정을 지켜보며 우승을 위해서는 불펜진 보강이 절실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키움이 외부영입에 성공하면서 내부 FA 선수인 한현희, 정찬헌과의 재계약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현희와 정찬헌은 모두 어느 팀에서든 원할 수 있는 선발투수 자원이다. 다만 올해 성적이 좋지 않았다. 한현희는 21경기(77⅔이닝) 6승 4패 평균자책점 4.75, 정찬헌은 20경기(87⅓이닝) 5승 6패 평균자책점 5.36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포스트시즌에서는 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FA 재수를 택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였던 한현희와 정찬헌은 모두 FA를 신청해 시장에 나왔다. 시즌 전 기대와 비교하면 평가가 많이 내려왔지만 여전히 매력적으로 생각하는 구단이 있을 수 있다. 한현희는 강력한 구위의 사이드암 투수로 반등을 기대할 수 있고, 정찬헌은 풍부한 경험과 노련한 투구가 강점이다.
한현희와 정찬헌과의 재계약에 대해 키움 고형욱 단장은 “아직 두 선수와 별다른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았다. FA를 신청했다는 것은 시장 상황을 알고 싶다는 의미다. 차후에 상황이 어느정도 정리가 되면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라며 말을 아꼈다. 외부영입을 빠르게 성사시킨 키움이지만 내부 FA 선수와의 재계약 협상은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키움은 이번 겨울 남아있는 과제가 많다. 외국인타자 야시엘 푸이그가 불법스포츠도박과 위증죄 혐의를 받고 있어 내년 계약이 불투명해진 상황이며, 방출 선수 중에서도 기대치가 남아있는 선수들을 영입하기 위해 동분서주 움직이고 있다. 키움의 뜨거운 스토브리그는 이제 시작이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