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가를 선언한 야구 천재 오타니 쇼헤이(28·LA 에인절스)가 선발이 아닌 마무리를 맡을 수 있다는 현지 보도가 나와 화제다. 그렇게 될 경우 일본을 만나는 이강철호의 선취 득점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오타니는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SNS에 “시즌 중부터 이야기가 나왔던 WBC 출전에 관해 구리야마 히데키 감독에게 출전 의사를 전했다. 각국의 훌륭한 선수들과 5년 만에 일본 팬 앞에서 야구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WBC 참가를 전격 선언했다.
오타니는 2018년 일본에서 미국으로 건너가 투타겸업으로 메이저리그를 평정했다. 데뷔 첫해 아메리칸리그 신인상에 이어 지난해 만장일치 MVP의 영예를 안았고, 올 시즌 ‘전설’ 베이브 루스도 하지 못한 메이저리그 사상 첫 규정타석-규정이닝을 동시에 달성했다. 특히 마운드에서 개인 최다인 15승과 함께 평균자책점 2.33을 남기며 그야말로 역사적인 시즌을 보냈다.
오타니가 WBC 참가를 선언하자 일본,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언론도 이를 앞다투어 보도했다. 미국 USA투데이의 밥 나이팅게일 기자는 “오타니의 참가 선언으로 일본 야구대표팀은 WBC 역사상 최고의 투수진을 꾸리게 될지도 모른다”라고 바라봤고,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에서 LA 에인절스를 취재하는 제프 플레처 기자 또한 “오타니가 일본 대표팀으로 WBC에 출전하게 됐다”라는 소식을 따로 전했다.
그렇다면 오타니는 WBC에서도 메이저리그에서 그랬듯 투타를 겸업하는 것일까. 이에 대해선 겸업은 맞지만 투수 보직이 정규시즌과 다를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플레처 기자는 “오타니가 WBC에서 정확히 어떤 역할을 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기간 특성 상 본인이 선발투수로 나서는 걸 원치 않을 수도 있다”라며 마무리 변신 가능성을 제기했다.
한국 타자들에게 오타니는 그야말로 공포의 대상이었다. 오타니는 2015년 프리미어12 개막전에서 6이닝 2피안타 2볼넷 10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고, 준결승전에서도 7이닝 1피안타 11탈삼진 무실점을 거뒀다. 심지어 당시는 오타니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전이었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내년 3월 WBC 1라운드에서 일본과 B조에 묶여 있다. 대부분의 투수가 강속구를 뿌리는 막강 선발진에 클로저 오타니가 뒤에 붙는다면 그만큼 공략이 한층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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