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안우진(23)이 태극마크를 달 수 있을까.
안우진은 올해 KBO리그 최고의 투수로 떠올랐다. 처음으로 풀타임 선발투수로 시즌을 완주했고 30경기(196이닝) 15승 8패 평균자책점 2.11 224탈삼진을 기록하며 투수 2관왕(평균자책점, 탈삼진)에 올랐다. KBO리그 단일시즌 최다탈삼진 2위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안우진은 지난 18일 KBO가 월드베이스클래식(WBC) 조직위원회에 제출한 대표팀 관심 명단 50인에 포함되지 못했다. 휘문고 재학시절 학교폭력으로 인해 징계를 받은 이력이 문제가 됐다.
안우진은 휘문고 재학시절 학교폭력으로 인해 한국야구소프트볼협회(KBSA)로부터 3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 때문에 규정상 KBSA가 참가하는 모든 국제대회에서 국가대표로 나갈 수 있는 기회가 박탈됐다.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에 국가대표로 나갈 수 있는 길이 막힌 것이다.
그렇지만 안우진이 국가대표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국제대회가 있다. 바로 메이저리그가 중심이 되어 개최되는 WBC다. 코로나19로 개최가 연기된 WBC는 2023년 3월 일본과 미국 등에서 열릴 예정이다.
기량으로만 본다면 안우진이 WBC 대표팀에 포함되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KBO는 안우진의 KBSA 징계 이력과 팬들의 여론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안우진이 WBC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안우진이 태극마크를 달아도 된다는 전반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
안우진에 대한 여론은 점차 변화하고 있다. 피해자들이 안우진을 지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고, 안우진 역시 성명서를 통해 당시 피해자로 지목된 후배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기 때문이다. 다만 여전히 안우진을 좋지 않게 바라보는 시선도 존재한다. 안우진이 잘못을 저지른 것은 사실이고 학교폭력으로 인해 징계를 받은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안우진의 입장을 대리하고 있는 법무법인 아리율 백성문 변호사는 OSEN과 전화통화에서 “안우진의 학교폭력 사실 자체를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 한 번도 학교폭력이 아니라고 말한 적은 없다. 다만 알려진 사실과 달리 안우진은 학교폭력 문제가 불거졌을 때부터 피해자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합의를 했다. 피해자들은 경찰조사와 징계 절차가 진행될 때부터 꾸준히 안우진의 처벌불원을 주장했다. 검찰로부터도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는 점을 밝히고 싶은 것”이라고 최근 안우진과 피해자들이 성명문을 발표한 이유를 설명했다.
백성문 변호사는 “안우진이 학교폭력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 아니다. 그렇지만 알려진 것처럼 야구방망이나 야구공 등 장비를 이용해 가혹하게 폭행을 저질렀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특수폭행죄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와 상관없이 처벌을 받는다. 그럼에도 경찰이 불송치로 사건을 종결시킨 이유가 무엇이겠나”라며 안우진의 학교폭력 사실이 알려진 것과 달리 심각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최근 한국에서 문제가 된 학교폭력은 모두 피해자가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고 말한 백성문 변호사는 “하지만 안우진의 경우 피해자들이 아닌 언론이 먼저 문제를 제기해서 논란이 됐다. 피해자들은 당시부터 안우진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았으며 지금까지 변하지 않았다”라며 최근 한국 스포츠계와 연예계에서 불거진 학교폭력 논란과 안우진은 다르다고 해명했다.
안우진측은 오래된 학교폭력 논란에 대한 명예회복을 원하고 있다. WBC에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것은 그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현재 WBC 대표팀 관심 선수 명단에서 제외됐지만 KBO는 해당 명단이 최종적인 것이 아니며 최종 명단이 제출되기 전까지는 변경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직 안우진이 WBC에 출전할 길이 열려있는 것이다. 한국 최고의 투수로 성장한 안우진은 대중의 용서를 받고 오랫동안 원하던 태극마크를 달기를 바라고 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