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한화의 신인 투수라고 하면 대부분 김서현(18)을 떠올릴 것이다. 1라운드 전체 1순위인 대형 유망주 김서현에게 관심이 쏠리는 게 당연하지만 이 선수 이름도 잊어선 안 될 것 같다. 이름부터 남자다운 김관우(18). 벼슬 관(官), 벗 우(友) 자로 삼국지 속 명장 관우(關羽)의 뜻은 아니다. 스스로도 “이름 좋다는 얘기 많이 듣는다. (부모님이) 멋으로 지은 줄 알고 물어봤는데 그런 건 아니었다”며 순박하게 웃었다.
4라운드 전체 31순위로 한화 지명을 받은 사이드암 투수 김관우는 마산고 에이스로 활약했다. 182cm, 96kg의 건장한 체구에서 최고 147km 강속구를 뿌린 김관우는 올해 고교리그 15경기(67⅔이닝)에서 6승3패 평균자책점 2.65 탈삼진 47개를 기록했다.
KBO리그 대표 사이드암 투수 한현희(FA)처럼 경쾌하고 부드러운 폼에 공을 때리는 동작도 빼닮은 김관우는 대전 마무리캠프에서도 3차례 불펜 피칭을 하며 호평을 받았다. 최고 146km까지 나온 직구의 힘과 포크볼이 좋다는 평가 속에 코칭스태프로부터 눈도장을 찍고 있다.
고교 1학년 때까지 유격수와 투수를 겸했던 김관우는 2학년 때부터 투수에 집중했다. 투수를 시작한 겨울부터 겨울마다 한현희와 합동 훈련하면서 급성장했다. 한현희는 경남중 시절 투수코치였던 고윤성 마산고 감독과 인연으로 겨울마다 마산에서 후배들과 함께 훈련했다.
김관우는 “2년간 겨울이 되면 한현희 선배님이 학교에 와서 같이 훈련했다. 투수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야수 같이 던지는 경향이 있었는데 선배님이 투수로서 힘쓰는 방법과 변화구를 가르쳐주셨다. 같이 훈련을 하다 보니 투구폼도 선배님과 비슷하게 바뀌었다”고 말했다.
일찌감치 지명권으로 예상돼 지난 9월15일 신인 드래프트 현장에도 초청된 김관우는 “같은 학교 포수(신용석)와 옆자리에 앉았다. (3라운드 24순위로) NC에서 ‘마산고’라고 할 때 솔직히 저를 부를 줄 알았는데 포수를 뽑아 살짝 아쉬웠다”고 웃으며 돌아본 김관우는 “고교 때는 내가 프로에 갈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한화에) 지명받은 뒤에야 실감이 났다”고 이야기했다.
한화에 와서도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첫 피칭 때 살짝 긴장했다. 잘해야 한다는 의식이 있었다. 두 번째 피칭부터 조금 감이 잡히고 여유가 생겼다”는 김관우는 포크볼이 좋다는 평가에 대해선 “경기할 때는 커브를 더 많이 쓴다. 몸쪽 직구에 자신 있다”는 답을 내놓았다.
진한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김관우는 부산에서 태어나 사직구장에 야구를 보러 자주 갔다. 응원하는 팀이 따로 없었다는 그는 “한화의 프랜차이즈 선수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한현희의 영향을 많이 받았지만 롤 모델이 따로 없다는 김관우는 “누군가의 롤 모델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며 “응원해주시는 팬 분들이 많다. 열심히 잘해서 팬 분들을 실망시키지 않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