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주장 하주석(28)은 대전 마무리캠프 기간 내내 수비 훈련을 추가로 자청해서 소화하고 있다. 팀 훈련이 끝난 뒤 최윤석 수비코치와 함께 1대1 훈련을 한다. 대개 주전 선수들은 마무리캠프를 컨디셔닝 위주로 가볍게 하지만 하주석은 스프링캠프처럼 하고 있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도 하주석의 이런 모습이 마음에 든다. 수베로 감독은 “150개에서 200개 정도 되는 공을 마지막까지 진심을 다해 받는 모습을 봤다.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먼저 뭔가 하는 게 리더의 자세다. 하주석은 항상 더 나아지기 위해 노력하는 선수이자 리더”라고 말했다.
하주석은 “개인적으로나 팀으로나 좋지 않았던 시즌이다.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고, 마무리캠프를 그냥 할 순 없다. 뭔가 얻어가는 것이 있어야 한다. 팀 훈련이 끝나도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찾아서 해야 한다. 나뿐만 아니라 (정)은원이나 다른 후배들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유격수 수비력으로 어느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을 하주석이지만 마무리캠프 기간 다시 기본으로 돌아갔다. 그는 “기본적인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 지금 기본을 탄탄하게 만들어놓아야 한다”며 “신인 내야수들도 많은데 다들 의욕적이고 능력도 좋다. 같이 훈련하면서 기본부터 다지려 한다”고 했다.
문현빈, 이민준, 김예준 등 신인 내야수들에게도 훈련 중 여러 가지 팁을 알려주며 적응에 도움을 주고 있다. 수베로 감독도 “하주석은 연차가 꽤 됐지만 권위 의식이 없다. 리더의 자질을 갖췄다”고 칭찬했다.
수베로 감독은 지난해 부임 첫 시즌부터 하주석을 불러 마이클 조던, 코비 브라이언트 등 NBA(미국프로농구) 전설들의 연습 영상들을 보여주면서 리더 의식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했다. 하주석의 성장이 팀의 성장과 직결한다고 봤고, 지난해 시즌 중반부터 그에게 주장 자리도 맡겼다.
하주석도 수베로 감독의 진심을 잘 안다. “감독님이 처음부터 저를 좋게 봐주셨고, 주장으로서 해야 할 것에 대해 많이 가르쳐주셨다. 기대해주신 것에 비해 미흡한 게 많지만 조금 더 믿음직한 주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수베로 감독 3년 계약의 마지막 해가 되는 내년에 꼭 믿음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올해 하주석은 성적 부진 탓에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쌓이고 쌓인 스트레스가 지난 6월 안 좋은 모습으로 표출돼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자숙의 시간을 갖고 반성한 하주석은 “다시는 나와선 안 될 모습이다. 그 일로 많은 것을 배웠다.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준비할 것이다. 신인 때 마음으로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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