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의 2023년 주장이 결정됐다.
롯데의 2023시즌 주장은 내야수 안치홍(32)이 맡는 것으로 내부적으로 결정했다. 2021년부터 2년 동안 주장을 맡았던 전준우(36)는 주장직을 내려놓기로 했다. 차기 주장이 누가 되느냐가 관건이었는데 전준우와 구단, 코칭스태프 등과 논의 끝에 안치홍에게 주장을 맡기기로 결정했다. 안치홍은 고심 끝에 주장을 받아들였다.
안치홍은 2020년 시즌을 앞두고 2+2년 최대 56억 원 규모의 FA 계약을 맺고 KIA에서 롯데로 유니폼을 갈아 입었다. 이적 직후 조용하지만 선수들과 무리 없이 어울리며 적응했다. 묵묵하게 자신의 할 일을 다하는 유형의 선수였다.
전준우 이후 마땅한 주장감 선수가 보이지 않았던 롯데 입장에서는 차기 주장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결국 내년이면 만 33세가 되면서 중고참의 위치에서 선수단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그리고 묵묵히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면서 쓴소리도 할 줄 아는 안치홍을 새로운 리더로 선택했다. 안치홍은 두 번째 FA 자격을 얻는 시즌에 캡틴의 역할까지 맡으며 팀을 이끌게 됐다.
FA로 팀을 옮긴 이적생이지만 롯데를 향한 마음은 진심 이상이었다. 안치홍은 계약 2년차 시즌(2021년)이 끝나면 뮤추얼 옵션 방식으로 거취를 결정할 수 있었다. 구단이 계약 연장을 원한다고 해도 안치홍이 거부하면 바이아웃을 받고 자유계약선수가 되는, KBO리그에서는 보기 힘든 계약 형태였다.
그러나 안치홍은 2년차 시즌이던 지난해 전반기가 끝나고 구단과 일찌감치 남은 2년 계약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안치홍은 타율 3할2푼5리(21타수 69안타) 5홈런 48타점 OPS .872의 성적을 기록 중이었다. 시즌이 끝나고 시장 가치를 다시 평가 받아도 됐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안치홍은 고민없이 2년 연장 계약 제안을 받았다. 그는 연장 계약 직후 인터뷰에서 “첫 FA 계약을 힘들게 했다. 내가 2루수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게 기회를 준 구단이다. 그 기회를 준 것은 나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계약을 맺은 것이다”라며 “내 앞 길을 열어준 구단이다. 이 기회가 없었으면 내가 어떤 노력을 열심히 하더라도 부질 없는 것이 됐을 것이다. 그런 기회를 나에게 주고 한 번 더 노력해서 도전할 수 있게 해준 큰 의미 있는 구단이다. 구단의 연장 계약 제안에 고민하지 않았다”라면서 롯데에 고마운 마음을 전한 바 있다.
안치홍은 계약 후 3시즌 동안 375경기 타율 2할9푼2리(1326타수 387안타) 32홈런 194타점 178득점 24도루 OPS .797의 성적을 남겼다. 올해는 132경기 타율 2할8푼4리(493타수 140안타) 14홈런 58타점 OPS .790의 성적을 남겼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