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홀드 무조건 해야 한다. 할 수 있다'고 말씀하셔서 그 기대에 부응해야죠."
2020년 1차 지명 투수 최준용(21)은 지난해 돌직구로 리그를 주름 잡았다. 묵직하면서도 떠오르는 듯한 궤적으로 위력을 떨쳤다. 2021년 최준용은 어깨 부상으로 3달 정도를 쉬었지만 후반기 맹활약하며 데뷔 첫 20홀드를 달성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불펜 보직 대신 선발 투수 도전에 나섰다. 코칭스태프와 최준용 모두 의욕적이었다. 하지만 시즌을 되돌아 본 결과, 이 도전은 최준용과 롯데 모두에게 엄청난 패착이었다. 시범경기까지 선발 투수로 투구와 이닝을 늘려갔지만 마무리 김원중의 부상이 겹치며 마무리 투수를 맡게 됐다. 5월 초까지는 마무리 투수로 순항했다. 하지만 이후 점점 체력이 떨어졌고 최대 강점이었던 돌직구의 위력도 자취를 감췄다. 68경기 71이닝 3승4패 14세이브6홀드 평균자책점 4.06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여러모로 아쉬움이 쌓인 시즌이었다.
그는 "더 잘하려고 한 것도 있지만 힘이 빠졌다. 풀타임은 처음이었다. 체력적으로 부족했다"라면서 "사실 선발 준비를 하더라도 괜찮을 줄 알았다. 그런데 주위에서는 '시범경기에서 이미 20이닝을 던지고 시즌에 들어왔다'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50이닝 정도 때부터 70이닝 던질 때 체력을 느끼고 던졌다. 그래서 중반에 체력저하가 찾아왔다"라고 올 시즌을 되돌아봤다.
체력이 떨어지는 잡념이 떠나지 않았다. 그는 "좋을 때는 폼도 신경 쓰지 않고 공 던지고 삼진을 잡으려는 생각만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내가 도망다니고 있더라. 풀카운트도 많았고 볼넷도 있었다"라며 "코치님도 폼 신경쓰지 말라고 하신다. '넌 그냥 던지면 된다'라고 하신다"라고 했다.
최준용이 흔들리면서 팀도 흔들렸다. 최준용이 더 흔들리지 않기 위해 주위에서 힘을 썼다. 그는 "(구)승민이 형, (문)경찬이 형, (김)유영이 형, (이)인복이 형에게 정말 많이 배웠다. 힘들 때 어떻게 준비해야 하고 다음 대비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매일매일 진심으로 얘기 해주셨다. 진심으로 얘기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결국 힘든 시기를 극복하려면 체력이 필수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사실 5월까지는 구속, RPM, 수직무브먼트, 릴리스 포인트 모두 지난해 후반기보다 좋았다"라며 "힘이 있는 상태를 유지한다면 좋은 결과가 계속 나올 것이라고 생각해서 내년에는 4월의 힘을 최대한 시즌 끝까지 끌고 갈 수 있도록 준비하려고 한다. 체력만 안 떨어지면 더 잘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체력 보완의 시작이 마무리캠프다. 배영수 신임 투수코치와 함께 강도 높은 하체 훈련을 하고 있다. 투수조는 사직구장 10바퀴 러닝으로 하루 훈련을 시작한다. 최준용은 "다른 생각이 안 들 정도로 힘들다. 잠도 더 많이 자는 것 같고 훈련 끝나면 다른 일을 할 수가 없다. 4kg이 빠졌다"라고 고된 훈련량을 설명했다.
배영수 코치는 최준용을 무조건 필승조로 활용하려는 복안이다. 최준용도 그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묵묵히 고된 훈련을 견뎌내고 있다. 그는 "코치님이 '무조건 위기 상황에 투입할 거다'고 말씀하신다. 또 '아시안게임도 가야 될 거 아니냐'라고 말씀해주셨다"라며 "코치님이 믿어주시니까 지금 하는 밸런스 운동이나 하체 훈련을 하고 있다. 솔직히 힘들긴 한데 시즌에 들어가면 분명히 웃는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코치님 믿고 열심히 하고 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리고 최준용의 목표 의식까지 북돋워주고 있다. 그는 "코치님께서는 '무조건 30홀드 해야 한다. 할 수 있다'라고 말씀해주신다. 나 역시도 목표를 홀드왕으로 삼고 있다"라면서 "지난해는 구단 홀드 기록을 깬다는 목표를 세웠더니 20홀드를 했다. 올해는 건강하게 1년 풀타임을 목표로 했는데 정말 건강하게 풀타임만 소화했다. 동기부여를 삼기 위해서 목표를 높게 잡았고 그 목표와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려고 한다"라고 강조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