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 최다 62홈런 기록을 세운 거포 애런 저지(30·전 뉴욕 양키스)가 아메리칸리그(AL) MVP에 선정됐지만 만장일치는 아니었다. 투타겸업 오타니 쇼헤이(28·LA 에인절스)에게 1위표 2장을 빼앗기면서 불발됐다.
메이저리그는 18일(이하 한국시간) 양대리그 MVP를 발표했다. 내셔널리그(NL)에선 폴 골드슈미트(세인트루이스)가 차지한 가운데 관심을 모았던 AL MVP는 예상대로 저지였다. 저지는 1위표 30장 중 28장을 가져갔고, 2위표 2장을 더해 총점 410점으로 2위 오타니를 꺾었다. 오타니는 1위표 2장에 2위표 28장으로 총점 280점을 받았다.
하지만 저지의 만장일치 MVP 불발에 비판적인 의견도 나왔다. 미국 ‘폭스스포츠’ 라디오 진행자인 파커가 이날 방송에서 오타니에게 표를 준 기자들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퍼커는 “저지가 MVP 수상자가 돼 기쁘다. 오타니도 좋은 투구로 MVP를 받은 작년보다 좋은 시즌을 보냈지만 저지는 역사적인 일을 해냈다. 그에게 1위표를 주지 않은 LA 출신 기자 2명은 창피한 줄 알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파커는 오타니의 소속팀 에인절스가 5월 이후 순위 경쟁에서 밀려난 점을 짚어 “오타니는 5월 이후로 의미 있는 경기에 뛰지 않았다. 그런데 어떻게 오타니를 MVP라고 할 수 있는가? 투표를 그렇게 해선 안 된다”며 거듭 저격했다.
오타니에게 1위표를 준 2명은 AP통신 그렉 베컴 기자, 디 애슬레틱 샘 블럼 기자로 모두 LA 지역 소속이다. 오타니를 가까이서 지켜보며 MVP 표심도 그에게 쏠린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블럼 기자는 이날 디애슬레틱 기사를 통해 “오타니와 저지는 사과와 오렌지 같다. 그들은 완전히 다른 개체이지만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 하나의 상으로 비교하는 것은 어렵도 만족스럽지 못하다. 올바르게 평가할 방법은 없다”며 “둘 다 말도 안 되게 좋은 시즌을 보냈지만 오타니는 매우 높은 수준의 타격과 투구를 보여줬다. 역대 최고의 시즌이었다. 오타니가 하는 방법에 대해 또 다른 상이 존재해야 한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지만 지금 다른 상은 없다”며 투타 종합적인 면에서 오타니의 손을 들어줬다.
한편 저지는 MVP 수상 후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믿을 수 없는 순간이다”며 “여기까지 오는 데 수년간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최고 타자 중 한 명인 요르단 알바레스(휴스턴), 지구상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인 오타니가 후보라 수상할 수 있을지 몰랐다. 두 선수 모두 놀라운 해를 보냈고, 지난 몇 년 동안 그들과 경쟁하는 것이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2년 연속 MVP 수상이 불발된 오타니도 “개인적으로 작년보다 나은 시즌을 보냈다고 생각한다. 작년에는 타격 성적이 좋았다면 올해는 투수로서 좋은 시즌이었다”며 “저지가 매일 무엇을 하는지 체크하곤 했다. 그가 홈런을 칠 때마다 재미있고 놀라웠다”고 경의를 표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