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한 걸음씩 나아가는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김지찬(21)이 더 나은 다음 시즌을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3년 차 김지찬은 올 시즌 왼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한 달 넘게 전력에서 이탈했지만 113경기에서 타율 2할8푼(361타수 101안타) 25타점 62득점 25도루를 기록했다. 데뷔 첫 100안타 돌파는 물론 타율, 타점, 득점, 도루 모두 자신의 한 시즌 최다 기록을 새롭게 작성했다.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 볼파크에 차려진 마무리 캠프에서 만난 김지찬은 "생각보다 날씨도 따뜻하고 운동하기에 정말 좋다. 특히 각종 훈련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좋은 환경에서 야구할 수 있어 좋고 더 열심히 하게 된다"고 말했다.
마무리 캠프의 훈련 강도는 역대급 수준이다. 여기저기서 '악'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선수들은 약속이나 한 듯 "힘들어 죽겠다"고 입을 모았다.
권오경 수석 컨디셔닝 코치는 "최근 몇 년간 캠프 훈련량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마무리 캠프에서 체력을 많이 키워야 기술 훈련에도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렇게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무조건 강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코치들이 현역 시절에 했던 훈련 방식과 비슷하게 했다. 사점(死點)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김지찬은 "당연히 힘들긴 한데 열심히 노력하는 만큼 분명히 모든 선수들이 좋아질 거라 생각하면서 힘들어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투수들은 진짜 많이 뛴다. 그에 비하면 야수들은 적은 편이다. 다만 기술 훈련도 소화하는 만큼 몸이 무거워도 뛰어야 한다. 저는 더 많이 뛰어본 경험이 있다. 중학교 때 진짜 많이 뛰었다. 그때 뛴 게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1군 무대에서 핵심 전력이 된 그에게 만족이란 건 없다. "공격, 수비, 주루 모두 전체적으로 많이 부족하다고 느껴 여기서 열심히 하면서 한 단계 더 성장해야 한다"는 게 김지찬의 말이다. 또 "타격에서 제 스윙을 할 수 있는 연습을 하고 수비에서는 정확한 포구부터 송구까지 이어지는 훈련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지찬은 수염이 자란 모습이 눈에 띄었다. '범죄도시2' 주인공을 맡았던 손석구를 연상케 했다. 이에 "여기에 오면 누가 볼 사람도 없고 기르는 것보다 안 깎고 있는 거다. 귀국 전날 다시 자를 생각"이라고 했다. '수염이 잘 어울린다'는 취재진의 말에 "야구 실력으로 주목받고 싶다. 서른 살 넘으면 길러볼 생각"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마무리 캠프보다 12월과 1월 비활동 기간 중 개인 훈련이 더 중요하다. 김지찬은 "오프 시즌 훈련을 두 번 해봐서 어느 정도 계획한 건 있다. 올해 같은 경우에는 웨이트 트레이닝은 물론 예년보다 많이 뛸 생각이다. 올 시즌 (햄스트링을) 다쳤던 것도 있고 많이 뛰려고 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저뿐만 아니라 다들 열심히 하고 있다. 귀국까지 얼마 안 남았다고 생각하는데 하나라도 더 배워가는 캠프가 됐으면 좋겠다. 끝까지 다치지 않고 다 같이 귀국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