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인연은 돌고 돈다는 말이 있다. KIA를 떠나 한화에서 재회한 이대진(48) 수석코치와 투수 한승혁(29), 장지수(22)의 인연이 흥미롭다.
한화는 지난 10일 내야수 변우혁을 내주면서 KIA로부터 한승혁과 장지수를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그 전날(9일)에는 SSG 불펜코치였던 이대진 수석코치 선임을 발표했다.
지난 14일 한화의 대전 마무리캠프에 합류한 이대진 수석이 한승혁, 장지수를 마주한 순간. 세 사람 얼굴에 모두 미소가 번졌다. 이 수석은 “돌고 돌아 만난다고 그랬지?”라면서 반가워했다.
이 수석과 한승혁, 장지수는 KIA에서 한솥밥을 먹은 인연이 있다. 해태 시절부터 ‘에이스 오브 에이스’로 불린 타이거즈 레전드 이 수석은 2014년부터 2019년 5월까지 KIA 투수코치를 지냈다. 이 기간 한승혁, 장지수가 이 수석에게 지도를 받았다.
이 수석은 “KIA를 떠날 때 선수들에게 ‘돌고 돌아 또 만날 수 있다’는 말을 했는데 현실이 됐다”며 두 선수와 재회를 반가워했다. 이 수석과 5년을 함께했던 한승혁도 “수석코치님이 저를 많이 알고 계신다”며 새로운 팀에서의 적응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장지수는 이 수석과 함께한 시간이 한 시즌도 안 된다. 하지만 신인 때 잊지 못할 추억이 있다. 장지수는 “2019년 첫 해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 갔는데 이대진 코치님이 저와 다른 신인 투수 2명(김기훈·홍원빈)을 방에 불러 라면을 끓어주신 좋은 기억이 있다”며 “다시 코치님을 만나 반갑다”고 말했다.
고향팀 KIA를 떠난 이 수석은 최근 2년간 SSG 불펜코치로 새로운 경험을 쌓았다. 올해 SSG의 통합 우승에 기여하며 수석코치로 한화에 왔다. 지난 2013년 초보 코치로 첫발을 뗀 팀에 수석코치로 10년 만에 복귀한 것이다.
한승혁과 장지수도 데뷔 후 처음 트레이드를 경험하며 한화로 팀을 옮겼다. 두 선수 모두 KIA에 각각 1~2라운드 상위 지명을 받은 유망주들이었지만 기대만큼 잠재력을 꽃피우지 못했다. 뭔가 터닝 포인트가 필요한 시기에 트레이드가 이뤄졌다.
이 수석은 한승혁과 장지수에 대해 “잘 알던 선수들이라 조금 더 친근함이 있다. 두 선수가 빠르게 적응할 수 있게 도와주겠다”며 “한 팀에 오래 있으면서 잘되면 좋은데 그렇지 않으면 그 분위기에 젖거나 자신감이 떨어지게 된다. 새로운 환경에서 리프레시를 하면 자신들이 가진 기량이 나올 수 있다. 두 선수 모두 뛰어난 것을 가지고 있는 만큼 한화에서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