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생활에 이제 미련은 없을 것 같아요."
202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KIA 타이거즈에 지명된 충암고 윤영철. 윤영철은 17일 부산 MBC 드림홀에서 열린 '제9회 최동원상 시상식'에서 고교 최동원상의 영광을 안았다.
2018년 서준원(롯데), 노시훈(NC), 2019년 김진욱(롯데), 2020년 윤태현(SSG), 2021년 박영현(KT)에 이은 5번째 수상자다. 고교 최동원상을 주관하는 최동원기념사업회는 “심사위원단 37명이 고교 최동원상 선정 투표에 참가했다”며 “이 중 14명이 윤영철에게 투표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윤영철은 올해 고교야구 주말리그, 전국대회 등에서 15경기에 등판해 65⅓이닝을 던져 13승2패 평균자책 1.66, WHIP(이닝당 출루허용) 0.83을 기록하며 특급 좌완의 면모를 과시했다. KIA의 지명을 받으면서 '포스트 양현종'의 칭호를 얻으며 내년부터 프로무대에 도전하게 됐다.
수상 직후 취재진과 만난 윤영철은 "고등학교 선수들 모두가 노리는 상인데 제가 받게 돼서 부담감도 있지만 더 기쁜 마음인 것 같다. 영광스럽다"라면서 "제가 1학년 입학하기 전에 김진욱 선배님이 먼저 받는 것을 보고 저 상을 받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받게 돼서 기분 좋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우승도 했고 3학년을 좋은 상을 받고 마무리 지을 수 있어서 학창생활에 이제 미련이 없을 것 같다"라고 웃었다.
1984년 기록했던 전무후무한 한국시리즈 4승, 2021년 아리엘 미란다(전 두산)가 깨기 전까지 한 시즌 최다인 223탈삼진 대기록을 갖고 있던 최동원이라는 대선수의 활약상은 영상으로 남겨진 기록물로만 봐야 했던 윤영철이다. 그는 "다큐멘터리, 영화 등 최동원 선배님 관련 영상은 모두 챙겨봤다. 영상으로만 봐도 엄청 대단하신 분이다. 던지는 모습을 직접 봤으면 얼마나 더 대단한 분이실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영상으로 남겨진 것을 볼 수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요즘은 고교야구에서도 1984년 한국시리즈처럼 하지 않는다. 그렇게 할 상황이 오더라도 엄청 힘들 것 같다. 그런데 그것을 직접 해내신 분이다. 엄청 대단하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하며 대선배의 업적을 칭송했다.
현재 윤영철은 광주 잔류조에 속해 훈련을 하고 있다. 제주 마무리캠프에 참가하는 대신 휴식과 보강 운동을 겸하고 있다. KIA는 윤영철의 피로도를 주목했다. 1학년부터 3학년까지 179⅔이닝을 던졌다. 고교야구 TOP3에 꼽히는 서울고 김서현은 2년26경기 76⅓이닝, 덕수고 심준석은 3년 25경기 54이닝 만 던졌다. 다른 투수들에 비해 많은 이닝 수는 피로도와 비례했다. 마무리캠프 보다는 체계적인 몸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현재 광주 잔류조에서는 양현종과 함께 훈련하고 있다. '롤모델'이자 직속 대선배인 양현종의 발자취를 따라잡기 위한 과정이 벌써부터 시작된 셈이다. 윤영철은 "지금 같이 운동하면서 얘기를 많이 나누고 있다"라며 "운동 자세나 이것저것 잘 도와주시고 알려주신다. 먼저 말도 걸어주셔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중계로는 양현종 선배의 던지는 모습 밖에 볼 수 없었다. 하지만 함께 훈련하면서 보강 운동이나 루틴 같은 것을 보면 왜 안 다치시고 이렇게 오래 잘 던질 수 있는지 느끼게 되는 것 같다"라면서 "프로에서도 열심히 해서 성인 최동원상도 꼭 한 번 받아보고 싶다"라며 프로 무대에서의 활약도 다짐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