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출 통보…SSG 떠나는 '긍정맨' 오준혁, "야구장 계속 있고 싶다" [오!쎈 인터뷰]
OSEN 홍지수 기자
발행 2022.11.17 06: 30

프로야구 한 시즌이 끝나면 겨울이다. 선수들이 긴 시즌을 보내고 편하게 쉬는 기간이기도 하지만, 누구는 찬바람을 시리게 겪는 때이기도 하다.
SSG 랜더스가 선수단 정리를 시작했다. SSG는 16일 오후 “투수 신재영과 외야수 오준혁, 유서준 선수에게 방출 의사를 전달했다”고 알렸다.
올해 SSG는 KBO 최초 정규시즌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이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하며 통합 챔피언이 됐다. 우승 주역들은 여전히 기쁨을 안고 따뜻한 겨울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SSG 랜더스를 떠나게 된 외야수 오준혁. /OSEN DB

하지만 모두 그런 것은 아니다. 올해 1군, 2군을 오가던 선수들이 있다. 그 선수들은 통합 우승에도 활짝 웃지 못했다. 올해보다 내년을 바라봤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방출 통보를 받았다.
신인왕 출신 투수 신재영은 은퇴를 결정했다. 외야수 오준혁(30)과 유서준(27)은 아직 은퇴하기엔 이른 나이의 선수들이다. 그들이 갖고 있는 능력도 아깝다. SSG에서 빛을 보지는 못했지만 안정된 외야 수비력에 주루 능력도 갖춘 선수들이다.
타석에서는 1군 기회가 들쑥날쑥해 마음껏 방망이를 휘둘러보지 못했다. 하지만 방출 통보를 받고 마냥 속앓이만 할 수도 없는 노릇. 계속 그라운드에서 뛰려면 뭔가를 해야 한다.
오준혁은 성실하고 꾸준히 기회가 주어진다면 외야 한 자리 정도는 차지할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올해 SSG 외야는 ‘포스트 김강민’ 최지훈, ‘주장’ 한유섬이 있었고 후반기에는 메이저리그 골드글러브 출신 외국인 타자 후안 라가레스의 합류로 꽉 찼다.
오준혁에겐 만만치 않은 경쟁 구도였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을 탓했다. OSEN과 통화에서 오준혁은 “기회는 충분히 받았다. 내가 살리지 못한 것이다. 내가 못한 건 사실이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그는 올해 1군에서 47경기 출장해 타율 2할3푼 6타점 출루율 .288 득점권 타율 .286을 기록했다. 대타로도 많이 나갔지만 대타 타율은 .167에 불과했다. 불규칙한 기회에 타율 관리는 쉽지 않았다.
그렇다고 코칭스태프를 탓할 수도 없다. 가장 컨디션이 좋고 눈에 띄는 선수를 기용해야하게 때문이다. 이런 점을 알고 오준혁은 ‘남탓’을 하지 않았다. 그래도 야구는 계속 하고 싶다.
오준혁은 “아직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면서도 “야구장에는 계속 있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2011년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그는 2015년 트레이드로 KIA 타이거즈맨이 됐다. 이후 KT 위즈로 향했고 다시 트레이드로 SSG 전신 SK 유니폼을 입었다. 여러 팀을 거치면서 설움도 있었지만 배운 것도 많았다.
KT 시절 유한준으로부터 배운 것도 잘 간직하고 있다. 그는 “KT에서 뛸 때 유한준 선배를 보면서 ‘아, 운동은 이렇게 해야 하는구나’라고 느꼈다. 나에겐 모범이었다”고 말한 적도 있다. 유한준은 현역 시절 통산 타율 3할2리를 기록, 2021시즌까지 뛰었는데 불혹을 넘긴 선수였다. 후배들에 귀감이 되는 선배였다.
오준혁은 표본은 적지만 2020시즌 70경기에서 타율 2할7푼 3홈런 18타점 출루율 .323로 경쟁력을 보여줬다. 꾸준히 기회가 주어진다면, 외야 한 자리는 꿰찰 수 있는 기량을 지닌 선수라는 평가가 무리는 아니다.
찬바람 부는 겨울이지만, 정든 곳을 떠나 정리를 잘 하고 새로운 팀을 찾아 아직 만개하지 못한 자신의 기량을 활짝 펼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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