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해부터 1군의 부름을 받을 만큼 촉망받는 영건 듀오가 병역 의무를 마치고 돌아왔다. 주인공은 삼성 라이온즈 투수 김시현(24)과 김용하(23).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에 참가 중인 이들은 예비역 파워를 뽐내기 위해 조용히 칼을 갈고 있다.
강릉고를 졸업한 뒤 2017년 2차 3라운드로 삼성에 입단한 우완 김시현은 데뷔 첫해 17경기에 등판해 승패 없이 7.59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그는 '홀드의 신' 안지만의 신인 시절을 연상케 한다. 왜소한 체격에도 두둑한 배짱을 앞세워 승부하는 모습이 돋보인다. 앳된 외모지만 마운드에 오르면 180도 달라진다. ‘싸움닭’ 기질이 다분하다.
김시현은 “예전에는 어리니까 그냥 시키는 대로 했는데 이제는 후배들도 많아졌고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 커졌다”고 말했다. 또 “정현욱 투수 코치님께서 캠프에 와서 하나라도 얻어 가는 게 중요하다고 하셨다. 투구할 때 왼쪽 다리를 들고 앞으로 나가는 동작을 수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광주일고 출신 사이드암 김용하는 2018년 데뷔 첫해 4차례 1군 마운드에 올라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9.00을 기록했다. 수치상 성적은 중요하지 않다. 어떤 타자와 맞붙어도 주눅 들지 않는 강한 심장을 가졌다. 2018년 9월 12일 대구 한화전에서 무사 만루 위기에 처했지만 3타자 연속 삼진을 잡아내는 장면은 단연 압권이었다.
김용하는 “뭔가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이제 진짜 제대로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고 이를 악물었다. 입대 전과 달라진 점을 묻자 “예전에는 공 던질 때 뜻대로 되지 않으면 마음이 조급해졌는데 이제는 투구 밸런스를 일정하기 가져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악’ 소리가 날 만큼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 중인 그는 “군대 공백 때문인지 더 힘들게 느껴지지만 힘든 만큼 좋은 성과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입단하자마자 1군 마운드에 설만큼 가능성을 인정받았지만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다시 1군 무대를 오를 수 있다. 김시현과 김용하 모두 반드시 살아남겠다는 의지가 확고했다.
데뷔 첫해 1군 무대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던 김시현은 “그때는 뭣 모르고 했는데 이제는 성적으로 보여줘야 할 때”라고 강조하며 “무조건 잘해야 한다. 모든 건 내가 어느 만큼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김용하는 “입대 전보다 후배들이 늘어났는데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 선의의 경쟁에서 이기고 싶은 마음은 아주 크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12월과 1월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더욱 중요해졌다. 김시현과 김용하는 이미 계획을 짜 놓은 상태다. 마무리 캠프 때 고생한 게 아까워서라도 더 열심히 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돌아온 영건 듀오가 삼성 마운드에 예비역 돌풍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