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 필요했는데…현역 연장 고마워” 39살 되는 KT 심장, 여전히 팀의 중심이다 [오!쎈 익산]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11.16 21: 00

KT 위즈는 왜 에이징커브를 겪고 있는 30대 후반 내야수를 여전히 필요로 하는 것일까. 마무리캠프에서 만난 이강철 감독을 통해 이에 대한 명확한 답을 얻을 수 있었다.
KT의 심장인 박경수(38)는 2022시즌을 마치고 이강철 감독, 프런트와의 상의 끝에 현역 연장을 최종 결정했다. 1984년생인 박경수의 내년 나이는 39살이다.
익산 마무리캠프에서 만난 이 감독은 “사실 시즌 도중 이미 이야기가 됐던 부분이다”라며 “팀에 리더가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현역 연장을 결정해줘서 고맙다”라고 박경수의 선택을 반겼다.

KT 박경수와 이강철 감독 / OSEN DB

2003 LG 1차 지명된 박경수는 KT 이적을 통해 뒤늦게 커리어의 꽃을 피웠다. 2015년 4년 총액 18억2000만원에 KT로 둥지를 옮겨 2020년까지 6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에 성공했고, 2016년 데뷔 첫 3할 타율, 2018년 25홈런을 치며 마법사 군단의 간판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3년 총액 26억원의 두 번째 FA 계약, 생애 첫 우승반지, 한국시리즈 최고령 MVP 등 경사가 뒤따랐다.
모든 걸 다 이룬 박경수는 2022시즌을 앞두고 종전 4억원에서 28% 삭감된 2억9000만원에 연봉 계약했다. 기장 스프링캠프서 프로 20번째 시즌은 후배들의 뒤를 받치는 조력자가 되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물론 이 감독은 박경수를 핵심 전력으로 평가하며 다시 주장 임무를 맡겼다. 주전 2루수 또한 그의 차지였다.
경기를 마치고 KT 이강철 감독과 박경수가 우승을 기뻐하고 있다. 2021.11.18 /jpnews@osen.co.kr
하지만 기대와 달리 그라운드에서의 모습은 실망의 연속이었다. 에이징커브 직격탄을 맞으며 100경기 타율 1할2푼 3홈런 10타점의 슬럼프를 겪은 것. 여기에 잦은 부상으로 오윤석이 2루수로 나서는 경기가 더 많았다. 박경수는 포스트시즌도 꾸준히 출전했지만 6경기 타율 7할7푼의 부진 속 수비에서만 제 역할을 해냈다.
그런데 왜 사령탑은 그의 현역 연장 소식을 반긴 것일까. 이 감독은 “1년은 더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하다가 안 되면 그 때 다시 생각하면 된다. 플레잉코치도 할 수 있는 것”이라며 “현재 팀 야수 뎁스 상 누군가가 2루 자리를 차지한다는 보장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박경수가 은퇴를 하는 게 마냥 맞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사실 박경수는 팀 KT의 살아 있는 역사다. 실력은 물론이고 2016년부터 3년 연속 주장을 맡으며 신생팀의 1군 정착에 큰 힘을 보탰다. 그리고 그는 지금도 여전히 수원KT위즈파크 클럽하우스의 든든한 리더다. 풍부한 경험과 형님 리더십을 바탕으로 어린 선수들의 성장을 돕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 KT 2루에는 아직 박경수만큼 수비력이 좋은 야수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 감독이 타율 1할대 노장의 현역 연장을 그 누구보다 반긴 이유다.
이 감독은 “박경수는 수비 백업만 해줘도 큰 도움이 된다. 지금 팀에서 여전히 더블플레이를 제일 잘 만드는 선수”라며 “박경수도 고민 끝에 내년에는 잘해보겠다고 했다. 올해 부진해서 위축된 부분이 있지만 신경 쓰지 말라고 했다. 우리는 야수 한 명이 아쉬운 상황이다. 박경수가 팀을 잘 만났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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