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에서 트레이드 성공신화를 쓴 박시영(33)이 퓨처스 FA 권리를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박시영은 내년 5월 1군 복귀를 목표로 재활에 전념 중이다.
박시영은 지난 13일 KBO(한국야구위원회)가 발표한 2023년 퓨처스리그 FA 자격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퓨처스리그 FA 자격 선수 대상은 소속, 육성, 군보류, 육성군보류 선수 가운데 KBO리그 등록일이 60일 이하인 시즌이 통산 7시즌 이상인 선수가 해당된다.
퓨처스 FA 획득 구단은 계약하는 선수의 직전 시즌 연봉만 보상금으로 원 소속구단에 지급하면 된다. 박시영의 올해 연봉은 1억2천만원으로 부담스러운 금액이 아니다. 2021년 통합우승 당시 예리한 슬라이더를 앞세워 1군 경쟁력도 입증했기에 제법 많은 구단이 관심을 가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박시영은 퓨처스 FA 권리 행사 대신 KT에 남아 재활을 마친 뒤 창단 두 번째 우승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익산 마무리캠프에서 만난 이강철 감독은 “권리를 행사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여기 와서 성공을 했고, 지금 재활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제물고포를 나와 2008 롯데 2차 4라운드 31순위 지명을 받은 박시영은 10년이 넘도록 잠재력을 터트리지 못했다. 2019시즌 평균자책점 4.23으로 반등하기도 했지만 주목을 받지 못하며 2020년 12월 신본기와 함께 KT로 트레이드 됐다. 롯데 시절 기록은 191경기 6승 8패 11홀드 평균자책점 6.18. 사실 트레이드 당시만 해도 박시영보다 신본기가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게 사실이었다.
그랬던 박시영이 ‘투수 조련사’ 이강철 감독을 만나 필승조로 재탄생했다. 작년 5월 1군에 처음 올라와 7경기 1승 평균자책점 2.57로 새 팀 분위기를 익힌 그는 재정비를 거쳐 후반기 2승 8홀드 평균자책점 3.21로 팀의 극적인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에 공헌했다. 그리고 한국시리즈에서도 한 차례 등판해 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당당히 첫 우승반지를 거머쥐었다. 만년 유망주, 5선발, 패전조, 추격조라는 타이틀이 익숙했던 그가 우승팀 필승조로 거듭난 것이다.
박시영은 올해도 주권, 김재윤 등과 함께 필승조 요원을 맡았지만 5월 12일 KIA전에서 투구 도중 우측 팔꿈치 인대와 뼈를 다치며 수술대에 올랐다. KT 2년차를 맞아 풀타임이 아닌 17경기 2패 5홀드 평균자책점 4.60을 남기고 시즌을 조기에 마쳤다.
박시영은 내년 5월은 돼야 1군 복귀가 가능할 전망이다. 그리고 사령탑은 그 순간이 빨리 오길 바라고 있다. 이 감독은 “작년 5월에 수술했으니 1년은 봐야 한다. 빨라도 5월 복귀가 예상된다”라며 “그래도 5월까지는 투수가 있어서 버틸 수 있다. 그 다음에 복귀해서 잘해주면 좋을 것 같다”라고 제자의 빠른 쾌유를 기원했다.
KT는 다행히 올해 박영현, 이채호, 김민 등 필승조 자원을 대거 발굴했다. 마무리캠프에서 손동현, 박세진 등 그 동안 잠재력을 터트리지 못했던 투수들도 성장을 거듭 중이다.
이 감독은 “마무리캠프에서 보니 김민, 손동현이 많이 좋아졌다. 이채호, 박영현은 지금 포스트시즌을 다시 해도 될 수준이다. 특히 박영현이 정말 많이 성장했다”라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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