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가 화두인 FA 시장에서 최대어는 양의지(35)로 이견이 없다.
4년 전 두산을 떠나 NC와 125억원 FA 계약을 했던 양의지는 FA 자격을 재취득했다. 톱클래스 포수로 평가받는 그는 4년 전 만큼이나 인기가 높다.
양의지의 거취에 따라 FA 포수들의 연쇄 이동이 일어날 수 있고, 팀 전력에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 NC는 양의지를 놓칠 수 없다는 입장이고, 자금을 마련한 팀에서는 양의지 영입을 노려볼 만 하다. NC에서 4년간 보여준 양의지의 존재감은 팀 성적에 영향력이 컸다.
양의지는 최근 4년 동안 20홈런 이상을 기록했고, 올해 타율 2할8푼대였으나 지난 3년간은 3할2푼 이상의 고타율이었다.
첫 번째 FA 때 받은 125억원은 아니더라도, 벌써부터 100억대 계약은 가능하다는 루머가 파다하다. 그런데 2023시즌부터 샐러리캡 제도가 실시되면서 양의지의 계약은 악성 계약이 될 수 있다.
100억대 계약이라면, 매년 25억원이다. KBO가 발표한 샐러리캡(구단별 연봉 상위 40인 총액) 상한액은 114억 2638만원이다. 22%를 차지한다.
올해 구단별 연봉 상위 40인 총액에서 100억원이 넘는 구단이 6개 구단이었다. 다년 계약 및 FA 계약 선수들의 몸값을 올해 대거 높게 책정하기도 했지만, 내년 샐러리캡에 크게 여유가 없는 팀들이다. 롯데, KT, 키움, 한화 4팀만 총액 80억원 이하로 여유가 많다.
원소속팀인 NC와 연봉 하위 4팀은 양의지를 영입해도 샐러리캡에 그렇게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다. 올해 NC에서 양의지의 샐러리캡 금액은 25억원이었다. 다른 구단에서 양의지를 영입한다면, 향후 4년간은 샐러리캡으로 인해 큰 족쇄가 될 수 있다.
# 양의지 최근 4년간 포수 이닝과 타격 성적
2019년 723⅓이닝 타율 3할5푼4리 20홈런 OPS 1.012
2020년 792이닝 타율 3할2푼8리 33홈런 OPS 1.003
2021년 302⅓이닝 타율 3할2푼5리 30홈런 OPS .995
2022년 736⅔이닝 타율 2할8푼3리 20홈런 OPS .861
양의지가 4년 계약을 한다면 만 36~39세 시즌이 된다. 현재로선 포수로서 가치에 의심은 없지만, 미래 가치에는 지명타자 비중이 높을 것이다.
양의지는 최근 4년 동안 포수로 800이닝 넘긴 적이 없다. 2021시즌에는 김태군(현 삼성)이 있어서 300이닝 정도만 포수로 뛰었다. 올해도 팔 부상으로 포수 마스크를 많이 쓰지 못했다. 지명타자와 번갈아 했다. 양의지가 포수로 풀타임을 뛰지 못한 것은 후반기 5위 추격 과정에서 아쉬움이었다.
그런데 내년에도 이 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양의지는 포수로서 가치는 있기에 125억원을 받았고 지금도 높게 평가받는다. 그러나 지명타자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렇게 큰 돈을 투자하기 힘들다. 부상 우려가 있고, 계약 후반부는 지명타자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양의지는 지난 4년간 리그 최상위의 공격력을 보여줬다. 그렇지만 포수 포지션에서 30대 후반 나이로 보여줄 공격력은 하락세를 감안해야 한다. 양의지는 삼성 포수 강민호(37)보다 2살 어리다. 강민호의 현재가 양의지의 2년 미래를 예상하는데 어느 정도 참고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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