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의 우승을 향한 계획이 본격적으로 시작을 하기도 전에 어그러졌다.
다수의 미국매체들은 지난 15일(한국시간) 푸이그가 불법 스포츠 도박과 위증죄 혐의를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푸이그는 미국 지방법원에서 최소한 벌금 5만5000달러(약 7210만 원)를 내기로 합의했다고 알려졌다. 푸이그는 2019년 5월부터 수백건의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한 것과 이에 대해 연방 사법당국에 위증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푸이그의 미래가 미궁속에 빠지면서 키움의 내년 시즌 계획도 큰 타격을 받게 됐다.
메이저리그에서 132홈런을 때려낸 강타자인 푸이그는 자신의 기량을 증명하고 다시 메이저리그에 복귀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KBO리그에 왔다. 시즌 초반에는 리그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부상을 당하기도 했던 푸이그는 점차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줬다. 126경기 타율 2할7푼7리(473타수 131안타) 21홈런 73타점 OPS .841을 기록하며 키움의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이끌었고 별다른 사고 없이 한 시즌을 무사히 치르면서 인간적으로도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키움은 내년에도 푸이그와 함께하는 방향으로 차기 시즌 구상에 돌입했다. 중견수 이정후와 우익수 푸이그라면 좌익수 보강 여부에 따라 리그 최강 외야진을 구성할 수도 있었다. 키움은 푸이그와의 재계약을 긍정적으로 검토했고 메이저리그, 일본프로야구 등의 여건을 고려하면 재계약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푸이그의 범죄 혐의가 드러나면서 키움도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자세한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다며 말을 아꼈지만 푸이그가 유죄 판결과 함께 형사처벌을 받을 경우 재계약은 사실상 물건너 가게 된다.
키움은 2021년 시즌 초반 주전 우익수로 활약하던 송우현이 음주운전 적발로 물의를 일으키자 방출했다. 이후 이용규, 윌 크레익, 박준태 등을 돌려가며 우익수 자리를 채웠지만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올해는 푸이그가 붙박이 주전 우익수로 나서 걱정이 없었지만 푸이그와 재계약하지 못할 경우 다시 코너 외야수가 모두 문제가 될 수 있다.
예상하지 못한 악재를 만난 키움은 푸이그 문제를 확실하게 결정하고 시즌 구상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외국인선수를 확인하기 위해 미국으로 향할 예정이었던 운영팀장과 스카우트팀이 미국 현지에서 직접 사실관계를 확인한다. 다만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을 봤을 때 푸이그와 내년에도 동행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결국 키움은 겨울에 해결해야할 문제가 하나 더 늘어나고 말았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