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FA 큰손’으로 꼽히는 한화가 내부 FA부터 잡는다. 팀 내 유일한 FA 선수인 투수 장시환(35)과 1호 계약이 유력하다.
장시환은 FA 신청 마감일인 지난 15일 KBO에 권리 행사 승인을 신청했다. KBO가 16일 FA 승인 선수로 공시하면 17일부터 공식 계약이 가능하다. 빠르면 개장 첫 날부터 장시환과 한화의 FA 계약이 공식화될 수 있을 전망이다.
1987년생으로 만 35세에 첫 FA가 된 장시환은 C등급으로 보상선수가 따로 붙지 않는다. FA 시장에 나가 평가를 받을 수도 있지만 선수 본인이 고향팀 한화에 남고 싶어 하고, 구단에서도 장시환을 필요 전력으로 판단했다.
FA 시장이 열리기 전부터 양측이 일찌감치 잔류에 공감대를 형성하며 1호 계약 가능성이 높아졌다. 크지 않은 규모의 FA 다년 계약으로 선수와 구단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수준에 조건을 거의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는 지난해에도 FA 개장 2일차에 내부 FA 포수 최재훈과 5년 54억원에 사인하며 1호 계약을 성사시킨 바 있다. 올해도 발 빠르게 내부 FA부터 잡은 뒤 외부 FA 시장으로 보폭을 넓힌다. 지난해에는 뜻하지 않게 외부 FA 영입 작업이 스톱됐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천안 북일고 출신 우완 투수 장시환은 지난 2007년 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현대에 지명됐다. 히어로즈, KT, 롯데를 거쳐 2019년 11월 한화에 트레이드로 합류했다. 15시즌 통산 347경기(85선발)에서 719이닝을 던지며 25승70패33세이브26홀드 평균자책점 5.41 탈삼진 643개를 기록한 베테랑이다.
2020년 한화 이적 첫 해 선발투수로 나선 장시환은 팀 내 국내 투수 중 최다 11번의 퀄리티 스타트로 활약했다. 올해는 구원으로 보직을 바꿔 64경기에서 63⅔이닝을 소화하며 5패14세이브9홀드 평균자책점 4.38 탈삼진 67개를 기록했다.
전반기에만 13세이브를 거두며 마무리로 활약했고, 올스타에도 선정됐다. 후반기 페이스가 꺾이긴 했지만 9월 이후 마지막 14경기에서 중간계투로 5홀드 평균자책점 2.92로 반등했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도 장시환의 기여도를 높이 평가하며 불펜 필요 전력으로 평가했다.
장시환은 30대 중반 나이에도 평균 146km 강속구를 던진다. 올해 최고 구속 152km까지 나왔다. 시즌 중 매일 아침 식사 후 운동과 사우나로 이어지는 루틴을 꾸준하게 지키며 모범적인 모습을 보였다. 젊은 선수들이 많은 한화에 몇 안 되는 베테랑으로 귀감이 됐다. 여러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한화가 장시환을 필요로 했고, 선수도 일찌감치 남기로 마음먹었다. /waw@osen.co.kr